김포공항 면세점 입찰 또 불발…업계 "임대료 너무 높다"(종합)

두 개 구역에 각각 1개 기업만 입찰 도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김포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이 또 다시 불발됐다. 한국공항공사 측이 제시한 최저임대료 수준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 때문으로, 벌써 세번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마감된 김포공항 국제선 3층의 DF1구역(732㎡)과 DF2구역(733㎡) 입찰은 유찰됐다. 각각 A기업, B기업 1곳 씩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구역은 2개 이상의 기업이 입찰에 참여해야 경쟁입찰 조건이 성립, 심사에 돌입한다.

임대기간 5년의 김포공항 면세점 구역은 최근 종전 대비 면적을 76% 확장했다. 최소 임대료는 각각 295억원, 233억원에 확장된 만큼 영업요율을 적용해 부과하는 것을 공항공사 측이 제안한 바 있다. 각 구역에서는 현재 롯데와 신라가 계약만료일(5월12일)을 넘겨 면세점을 연장 운영중이다.

앞서 두 차례의 입찰을 진행했으나 당시에도 최저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기업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세번째 설명회에서는 롯데, 신라, 신세계, 두산, 한화, 듀프리, 탑솔라, 시티플러스 등 총 8개 업체가 참여해 입찰 자격을 갖춘 바 있다. 결국 각 구역당 단일 기업만 입찰에 참여, 네번째 입찰이 진행되게 됐다.

업계는 공사 측이 제시한 최저임대료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사 측이 제시한 대로라면 400억원대 초반의 최저 임대료가 예상되는데, 전혀 매력있는 가격대가 아니라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김해공항의 경우 구역 확장을 진행중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 임대료를 받지 않는다"면서 "면세점의 매출과 이익은 면적이 아니라 입장객에 달려있는데, 면세 구역이 넓어진다고 해서 더 많은 이용객들이 김해공항을 찾는게 아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설치비와 인건비만 늘어나 오히려 이익은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상당수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 중"이라면서 "중국인과 일본인이 김포를 통해 입국하고 있기는 하지만, 가격 경쟁력과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대형 시내면세점이 서울에 추가로 신설됐다는 것을 이들(외국인관광객)도 다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반대로 김해공항은 부산, 제주도를 방문하려는 외국인들의 이용이 최근 늘고있는 추세"라면서 "김포는 김해와 비교해도 매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전날 입찰을 마감한 김해공항 면세구역의 낙찰자를 이달 17일 발표할 예정이다. 입찰에는 롯데, 신라를 포함해 중소사업자인 시티플러스, 탑솔라 등 4개 업체가 참여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