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20% 감소…업계 "발암물질 분류, 근거 미약하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세계보건기구(WHO) 발 가공육 발암물질 논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한국인의 가공육 섭취량은 독일의 7분의 1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가공육=1급 발암물질'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불안심리가 커지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수천 건의 반응이 쏟아지고, 가공육 시장은 직격탄을 맞으며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최진성 한국육가공협회 국장은 29일 "가공육 소비량이 많은 서구권에서는 주의할 필요가 있겠지만 국내 섭취량은 유럽이나 미국에 크게 못 미친다"며 "어떤 식품이든 적절한 양을 먹는 게 중요한데 단순히 가공육을 발암물질로 규정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확하지 않은 보도가 무분별하게 난무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며 "당국이 나서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대응책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가공육 매출이 WHO 발표 후 28일 하루 만에 20% 가까이 빠졌다.
이마트는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과 비교해 매출이 16.9% 감소했고,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 같은 날과 비교해 각각 17.9%, 15% 줄었다.
캔 햄 판매 1위 제품인 '스팸'을 판매하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정확한 추이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평상시보다 스팸의 매출이 많이 빠졌다"고 말했다.
최 국장은 "28일 하루 만에 최대 30% 가까이 매출이 빠진 기업도 적지 않다"며 "발암물질 논란 이후 소비자들이 가공육을 외면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내비쳤다.
불안감이 확산되며 현재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에는 #나는 베이컨이다(JeSuisBacon)' 등 베이컨 관련 해시태그가 탑트레딩을 주도하고 있다.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 역시 만만치 않다. 중학생을 둔 학부모 김현아(42ㆍ여)씨는 "급식 반찬으로 소시지가 자주 나오는데 찜찜하다"며 "학교에 급식 변경을 요청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중학교 행정실장은 "분기별로 급식자재 납품계약을 맺고 있어 가공육 제품을 다른 제품으로 변경하기가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북미육류협회 관계자는 "가공육을 담배나 석면과 같은 등급의 1군 발암물질로 분류했다는 근거가 미약하다"며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청소년들의 신장이 커지는데 육가공 등의 단백질이 기여한 바가 큰데 이는 간과된 채 근거가 희박한 발암물질 논란에 휩싸였다"며 안타까워 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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