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거래일 대비 2.3% 떨어져 '올해 최대 낙폭'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의회 반기 통화정책 증언을 앞두고 미국 금융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월가의 긴장감은 14일(현지시간) 금 선물 가격 급락으로 표면화됐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산하 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된 금 8월물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30.70달러(-2.3%) 급락한 온스당 1306.7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금 선물 가격이 지난해 12월19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당시 FRB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양적완화 규모 100억달러 축소를 결정하면서 금 선물 가격은 3.3% 급락했다.
이번에도 통화정책 긴축에 대한 불안감이 금 가격을 주저앉혔다. FRB가 적극적인 인플레 위험 차단 의지를 보이면 인플레 헤지 수단으로써 금에 대한 투자 매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금 가격을 떨어뜨린 것이다.
옐런 FRB 총재는 15일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16일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서 반기 통화정책과 경기전망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 의회 증언에서 비둘기파인 옐런이 다소 매파적인 발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라보그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옐런 자신의 견해가 아니라 전체 FRB 통화정책위원들의 입장을 대변해 증언해야 하기 때문에 옐런의 발언이 금융시장 관계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매파적일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FRB 인사들은 미 경기 개선을 이유로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이달 초 공개된 6월 고용지표가 대폭 개선되면서 미 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은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미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30만개 가까이 늘면서 실업률이 6.1%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큰폭 개선된 6월 고용지표를 확인한 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2016년 1·4분기에서 내년 3·4분기로 앞당긴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주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포르투갈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된 것도 이날 금 가격 급락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 선물과 함께 이날 은 선물 9월물 가격도 전거래일 대비 53.7센트(-2.6%) 급락한 온스당 20.9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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