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 계기로 달러 강세…디플에 부담 던 ECB 추가 부양가능성 낮아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덕분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디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을 덜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 의장 덕분에 향후 유로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드라기 총재는 최근 거듭해서 유로 강세가 유로존 디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옐런 의장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이 주재한 첫 번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를 끝내고 6개월 정도가 지난 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양적완화 정책이 올해 가을께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봄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에 이날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1%가량 강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유로도 달러에 대해 0.8%가량 약세를 보여 유로·달러 환율이 유로당 1.38달러선 초반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에버뱅크의 마이크 메이어 부사장은 "추가 양적완화 축소가 결정됐고 FRB가 기준금리 인상을 논의 대상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UBS 증권의 사합 잘리누스(Shahab Jalinoos) 이사는 "FOMC는 FRB가 미 경제의 탄탄함에 확신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시장이 달러의 장기 강세에 좀더 확신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게 될 경우 유로존 디플레이션에 대한 드라기 총재의 부담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시 말해 이번 FOMC를 계기로 ECB가 디플레이션 불안을 덜기 위해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드라기 총재는 그동안 유로 강세가 디플레이션 유발 요인이라며 추가 부양 여부를 결정할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ECB 통화정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2012년 이후 유로 강세가 유로존 연간 물가상승률을 0.4%포인트 낮췄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슘페터 경제학상 시상식에서도 "지난 1년 반 동안의 유로 강세가 유로존의 낮은 물가 상승률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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