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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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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호찌민 1호점으로 베트남 진출
'버거보다 치킨' 현지인 선호도 고려
입맛·취향 등 기호 반영 메뉴 개발
한국형·현지화 접점으로 흑자 전환
K콘텐츠 인기 편승 대신 로컬 특성 공략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이우주 베트남 롯데리아 운영팀장이 현지에서 판매 중인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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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장 큰 호수인 서호(West Lake)를 바라볼 수 있는 롯데리아 락롱콴점. 4만6000동(약 2500원)짜리 치킨볼 라이스를 주문하자 10조각 남짓한 팝콘 치킨에 안남미로 지은 밥 한덩이와 달걀 프라이, 토마토와 양배추샐러드 등이 한 접시에 담겨 나왔다. 겉면에 윤이 나는 소스를 바른 팝콘 치킨을 한 입 베어 물자 강렬한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이우주 베트남 롯데리아 운영팀장은 "퀵서비스 레스토랑(QSR)에서 버거보다 밥과 치킨을 곁들이는 메뉴를 좋아하는 베트남인들의 입맛에 맞춰 현지인으로 구성된 연구개발(R&D) 담당자들이 소스 농도나 치킨 염지를 현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베트남 하노이 서호 부근에 있는 롯데리아 락롱콴점. 김흥순 기자

한국 롯데리아에서는 버거류 매출이 전체의 70% 이상이고 치킨류는 5% 미만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치킨류 매출 비중이 50%를 넘는다. 현지인들이 외식 메뉴를 선택할 때 포만감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바게트에 고기와 절임 채소, 생야채, 허브 등으로 속을 채운 베트남 인기 먹거리 반미 샌드위치가 버거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것도 영향을 준다.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베트남 롯데리아 인기 메뉴인 치킨볼 라이스. 롯데GRS 제공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베트남 롯데리아에서 판매하는 K소스 치킨(위)과 치즈 소스 치킨. 롯데GRS 제공

이 팀장은 "먹거리에 대한 베트남인의 입맛이나 취향, 가격대에 민감한 선택 기준 등이 워낙 확고해 해외 외식 브랜드가 현지에 뿌리내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며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한국 방식을 그대로 옮겨간다거나 너무 현지 특성에만 맞춰서는 안 되고, 이들 사이 균형을 맞추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패스트푸드 브랜드들이 이 같은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운영 방식을 고수하다가 베트남 시장에서 쓴맛을 본 사례도 들려줬다.


대표적으로 버거킹은 주력 메뉴인 와퍼를 밀어붙이고, 가격대도 글로벌 수준으로 책정해 현지인들의 외면을 받았다. 맥도날드도 버거 메뉴가 주류인 글로벌 표준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다가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몇 해 전부터 치킨 메뉴를 부각하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이에 더해 베트남인이 선호하는 쌀국수 맛 소스를 가미한 버거도 출시하며 현지화에 드라이브를 걸었으나 호응을 얻지 못했다.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롯데리아는 1998년 2월 호찌민 1호점을 시작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베트남에서만 260개 매장을 운영하며 KFC(230·추정치), 졸리비(213개·추정치)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린다. 맥도날드가 현재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매장 수는 40여개로 롯데리아의 6분의 1 수준이고, 버거킹은 하노이와 호찌민에서 10곳 남짓한 매장만 운영한다.


롯데리아는 숱한 시행착오와 인내를 통해 노하우를 습득하고, 현지화 전략에 집중해 이들 브랜드와 차별화를 이뤄냈다. 이 팀장은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춘 메뉴들이 비약적으로 늘면서 베트남 시장에서 터닝포인트가 만들어졌다"며 "2000년대 초반부터 메뉴 현지화를 위한 연구를 꾸준히 진행했고, 2010년부터 2015년 사이 인기를 얻는 메뉴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조각 단위로 판매하는 치킨은 프라이드나 양념치킨 격인 K소스 치킨, 치즈 소스 치킨 등으로 선택지를 넓히고 짠맛이나 단맛 농도를 현지인 입맛에 최적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밥이나 토마토소스 스파게티를 곁들인 세트 메뉴도 이들 기호를 반영한 것이다.


이 시기 점포 수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1년 11월 100호점, 2014년 9월 200호점이 각각 개장했고 그해 12월에는 베트남에서 최초로 가맹점도 유치했다. 이를 발판으로 2017년에는 베트남에 진출한 지 19년 만에 첫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고, 2022년부터 매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베트남 롯데리아 매출은 전년 대비 9%, 영업이익은 150%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맥날은 체면 구겼는데…"치킨 염지까지 맞춰" 까다로운 베트남서 '훨훨' 롯데리아 [K웨이브 3.0]⑨

롯데리아 운영사인 롯데GRS는 베트남의 현지화 사례를 모멘텀으로 미얀마, 라오스, 몽골 등 롯데리아의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버거 본고장인 미국에도 1호점을 열었다. 롯데리아는 향후 베트남 매장 수를 400개까지 확대하면서 QR 주문과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고, 품질과 위생 관리 등 내실 다지기를 병행해 현지인들의 신뢰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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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팀장은 "경쟁사들이 K푸드 인기에 편승해 떡볶이 맛 소스를 가미한 치킨류를 출시하는 등 K콘텐츠를 부각하고 있지만, 트렌드에 의존하면 오래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가급적 'K'를 내세우는 전략은 자제하고 현지인의 취향에 부합하는 메뉴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노이(베트남)=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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