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9일(현지시간) 공개된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올해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계획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내년 중순께 미국의 기준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재닛 옐런 FRB 의장이 지난 3월 자신이 처음으로 주재한 FOMC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 양적완화 종료 후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라고 언급한 바 있기 때문이다.
월가 은행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월가 은행들이 최근 속속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신문은 금융위기 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뒤로 미루기만 했던 은행들이 처음으로 예상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일 공개된 6월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해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일 보고서에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2016년 1분기에서 내년 3분기로 앞당겼다. 해치우스는 "1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미 경제 회복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고 본다"며 "고용 시장, 물가와 금융 여건의 전체적인 개선을 감안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긴다"고 밝혔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 4분기에서 내년 3분기로 앞당겼다. 페롤리는 "근본적으로 실업률이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두 번째로 물가 상승률도 조금 높아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앞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폴 애시워스 애널리스트는 내년 3월에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예상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것과 달리 재닛 옐런 FRB 의장은 최근 거듭해서 초저금리 기조를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묘한 온도차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옐런 총재는 3월 FOMC에서 상당기간의 의미에 대해 양적완화 후 6개월 가량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자신의 발언으로 금융시장이 출렁거리자 옐런 총재는 부양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상당기간의 의미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달라진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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