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달러 돌파 이후 조정국면 지속
장기 정책수혜 상승 기대감은 남아
"개당 25만달러 이상 상승 가능성"
이달 처음으로 개당 10만달러(약 1억4500만원)를 넘어섰던 비트코인 가격이 9만달러대로 떨어지며 조정 받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상승세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존재한다. 가상화폐 업계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내년 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미 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비축자산으로 지정해 매입을 시작하면 연중 최대 25만달러(약 3억6000만원)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미채굴 비트코인 잔량이 얼마 없어 희소성 매력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락세 이어지는 비트코인…"향후 수주간 조정 가능성"
연초 비트코인은 개당 4만4220.78달러에서 출발해 3월 6만달러선을 돌파했다. 이후 5만~6만달러선에서 등락을 이어가다가 지난달 6일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승리를 확정지은 이후부터 이달 중순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달 17일(현지시간)에는 코인 1개당 10만8357.60달러에 거래되며 10만달러선을 처음으로 돌파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건 이달 중순부터다. 지난 18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내년도 금리인하 지연 가능성 등 '매파'적 발언을 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9만달러대로 내려왔고, 이후 큰 반등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가격 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상화폐 전문 운용기업인 비트와이즈의 안드레 드라고슈 유럽 리서치 책임자는 "미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 등 지표 변화가 크지 않음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주 동안 비트코인은 좀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하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느려지면 안전자산 투자가 늘고 가상화폐와 같은 위험자산 투자는 다소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상승 기대감은 여전…"내년 개당 25만달러 돌파 가능"
하지만 이러한 조정 움직임에도 비트코인의 중장기 전망은 낙관적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가상화폐 친화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한 이후 비트코인이 미국의 전략비축자산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수요가 보장돼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 1월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의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은 지난 7월부터 이어져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7월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비트코인을 전략비축자산으로 사들일 것"이라고 공약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직후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이 '비트코인 전략비축 법안(BITCOIN Act of 2024)'을 상정하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해당 법안의 주요 골자는 미국 재무부가 향후 5년에 걸쳐 비트코인 100만개를 기존 전략비축자산인 금과 같이 매입해 보유토록 한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펜실베이니아주에 이어 이달에는 텍사스 주 등 현재까지 미국 10여개 주에 비트코인을 전략비축자산으로 매입하는 법안들이 올라온 상태다.
비트코인의 잔존 채굴량이 많이 남지 않아 품귀현상으로 가격이 올라갈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최대 가능 발행량은 2100만개이며 이달 1일을 기준으로 약 1979만개가 시장에 유통 중이다. 아직 채굴되지 않은 비트코인은 약 131만개 정도로 전체 최대 발행량의 6.24%에 불과하다. 시장에서 예상하고 있는 채굴 완료시점은 2032년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 리서치 책임자는 CNBC에 "2025년 안에 비트코인 가격은 25만달러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다시 상승하는 주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까지 돌아오기 때문"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비트코인을 전략비축자산으로 채택하고 100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확보하면, 글로벌 금융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의 지위 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