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측 "추가 훼손 막으려고…"
남녀공학 전환 추진에 반발한 동덕여대 학생들의 시위에서 발생한 래커칠의 청소 비용을 두고 학생들과 학교 측이 첨예하게 맞섰다.
앞서 동덕여대 측은 학생들의 시위로 대학이 입은 피해 금액이 최대 54억원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외부 업체의 추정액으로 정확하지는 않지만, 피해 금액은 24억4434만원에서 54억4434만원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동덕여대는 "래커, 페인트 등의 경우 스며든 정도에 따라 단순 세척 또는 건물 외벽 교체를 결정해야 하고, 래커 훼손 부위를 교체하려면 해당 마감재로 구획된 부위를 전부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위 피해에 대해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지난달 29일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10여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이에 학생들은 시위 원인 자체를 학교 측이 제공했다며 학교 측이 추정한 피해 복구 비용 역시 과도하다고 반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한 청소업체가 동덕여대를 뒤덮은 래커칠 제거 시범 작업을 영상을 공유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업체 측은 래커칠 부분에 약품을 바른 뒤 스펀지 등으로 닦아내면서 "제거 작업을 2차까지 진행하니 90%는 쉽게 제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업체 측은 약품 원가 등의 이유로 비용은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이에 동덕여대 학생들과 이들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학교가 추정한 청소 경비는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학생들은 "약품 하나로 이렇게 쉽고 빠르게 지울 수 있는 걸 학교가 20억~50억원이라는 금액을 거론하며 뻥튀기했다" "최소한의 청소업체 견적서도 없이 올린 설득력 없는 금액"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이에 동덕여대 측은 "사전에 발표한 추정 비용은 학생들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추가 훼손을 막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현재 시설팀이 정확한 견적을 산출 중"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동덕여대는 학생 측이 참여하는 위원회를 만들어 남녀공학 전환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동덕여대 처장단과 총학생회는 전날 5차 면담에서 내년 3월부터 6개월간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를 추진하기로 했다. 총학생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최소한 남녀공학 전환에 대해 대학 본부에 학생의 의견을 공식적인 자리에서 온전하게 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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