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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초토화 전략' 미중 갈등 속 커지는 지정학적 리스크[대만칩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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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비 美국방부 정책차관 지명자 언급
"군사적 관점" 수차례 동의 입장 밝혀
업계, 단기 호재 속 불안정성 심화 우려

미국과 중국 기술 패권 경쟁 심화로 대만 TSMC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동시에 지정학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를 차기 국방부 정책차관으로 지명하며 대만 문제를 군사적 관점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영국 IT전문지 데이터센터 다이내믹스는 콜비 지명자가 여러 차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만에 있는 TSMC 반도체 공장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TSMC 초토화 전략' 미중 갈등 속 커지는 지정학적 리스크[대만칩통신]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나부끼는 대형 대만 국기.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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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초토화 전략은 2022년 1월 미국 육군참모대학 저널 ‘파라미터스(Parameters)’에 실린 논문 ‘깨진 둥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에서 처음 제안됐다. 이 논문은 미국과 대만이 초토화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며 대만 반도체 산업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TSMC를 파괴하고 중국 주요 반도체 공급망을 붕괴시키겠다고 위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문은 2021년 한 해 동안 파라미터스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됐다.


콜비 지명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초토화 정책’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여러 번 밝혔다. 그는 지난해 5월 X(옛 트위터)에 "TSMC를 온전히 중국 손에 넘긴다면 우리는 분명 미쳤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이것은 단지 대만만의 결정이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너무 중요한 문제"라는 글을 올렸다. 또 "대만이 스스로 중국의 공격 상황에서 TSMC를 파괴할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이는 중국에 대만의 결의 부족 신호를 줄 것이며 오히려 침공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대만 입장에서는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라고 경고했다. 올해 2월에는 "중국이 대만을 점령한다면 TSMC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키는 것이 협상 카드가 될 것"이라며 대만이 방위 예산을 늘리고 더욱 적극적으로 방어 태세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TSMC 초토화 전략' 미중 갈등 속 커지는 지정학적 리스크[대만칩통신] 지난 5월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차기 정책차관이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공세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바이든 미 행정부는 최근 중국산 레거시(범용) 공정 반도체에 대해 통상법 301조 조사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사용하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기판과 웨이퍼 생산도 주요 대상에 포함된다. 301조 조항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조사를 수행할 권한을 부여하며 이를 통해 중국 조치가 ‘비합리적’인지 또는 ‘차별적 대우’를 하고 있는지 판단하고 미국 상업 활동에 추가적인 부담을 초래했는지를 결정한다. 이런 혐의가 인정되면 차기 정부는 중국에 대해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을 제한하거나 대통령과 의회에 추가 조치를 권고할 수 있다. 이 조사는 수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므로 최종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가 내리게 될 것이다.


대만 웨이퍼 제조사들 주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발표 다음 날 자징(嘉晶), 허징(合晶), 에피실(Episil)과 같은 주요 대만 기업들은 상한가를 기록하며 중국의 보조금 정책 축소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반사 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조사가 시작되면 중국 레거시 웨이퍼 파운드리 업체들은 더 보조금 정책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가격 인하 경쟁으로 주문을 확보하기도 어려워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단기적 호재에도 불구하고 군사적 갈등이 현실화할 경우 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적 불안정성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콜비 지명자가 언급한 초토화 전략이 실행될 경우 반도체 생산 능력이 붕괴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치명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양링원·루스룬 기자/번역=아시아경제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대만 이코노믹데일리뉴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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