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주차 규제 풀려야" vs 자자체 "주차난 때문에 안돼"
[아시아경제 조철현 기자] "주택법대로 짓게 해줘요."(건설업체 관계자)
"안됩니다. 주차난이 불보듯 뻔한데 나중에 책임질 겁니까?"(자자체 주택과 관계자)
도시형 생활주택의 주차 공간을 두고 요즘 건설업계와 지방자치단체간에 갈등을 빚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설업체에서는 정부의 도시형 생활주택 주차장 설치 기준 완화 정책에 따라 지자체가 주차장 규제를 풀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자자체에서는 주차난을 우려해 건축 인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중견 건설업체인 S사는 올 초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에 100여가구 규모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해 아직까지 착공도 못하고 있다. 1가구당 1대씩 주차공간을 확보하라는 성남시 조례에 발이 묶여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성남에서 추진했던 도시형 생활주택 3개 프로젝트가 1년 가까이 아무런 진천이 없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며 "주택법대로 짓겠다는데 하위법인 지자체 조례를 빌미로 성남시가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성남시는 도시형 생활주택도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성남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로 정한 공동주택의 주차장 설치기준인 가구당 1대를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성남시에서 도시형 생활주택을 공급하려던 한 건설업체도 지자체 조례에 발목이 잡혀 사업을 접여야 할지 고민 중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도시형 생활주택은 자투리땅을 활용해 1~2인 가구에 맞춤형 주택을 제공하기 위한 건데 모두 아파트처럼 지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가구당 1대씩 주차장을 설치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소형아파트를 짓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얘기다.
수도권에서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을 앞둔 한 업체 관계자도 "입주자의 차량 소유를 규제할 수도 없고 무작정 주차장을 만들어 분양가를 올릴 수도 없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지자체의 입장은 완강하다. 주차 공간 설치를 완화하면 주차난이 불보듯 뻔한 데 그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성남시 주택과 관계자는 "구시가지에서는 이미 대로변에 2~3중으로 불법 주차를 하는 등 주차난이 심각하다"며 "허가를 쉽게 내줘 도시형 생활주택이 늘어나면 도시 기능이 마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전·월세시장 안정을 위해 도시형 생활주택 공급을 독려하면서 주차 규제 완화를 미끼로 던진 측면이 강하다"며 "지역과 단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주차 규제 완화는 향후 심각한 주차난을 야기할 수도 있는 만큼 주차 규제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철현 기자 ch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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