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대기업집단에 대한 약식 재무평가를 완료하면서, 대기업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평가대상인 44개 그룹 중 5~6개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본격적인 재무평가는 결산자료가 나오는 3월말에 실시할 예정이어서 구조조정은 4월 이후 본격화될 전망이다.
11일 금융감독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주채권은행들은 금융권 여신 규모가 큰 44개 그룹의 작년 9월말 기준 약식 재무평가 자료를 취합해 지난 10일 금감원에 제출했다.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의 재무항목을 평가한 결과, 5~6개 그룹의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은 결산자료로 재평가하는 3월에도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주채권은행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고 자산매각·계열사 정리 등 자구노력을 요구받게 된다.
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이번 평가는 9월말 기준으로 실시한 약식평가이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합격·불합격을 나누지는 않는다"며 "결산자료가 나오는 3월말에 재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도 "통상적으로 결산기준으로 재무현황을 평가했지만, 이번에는 경기상황을 감안해 9월말 기준으로 약식평가를 먼저 실시했다"며 "최종적인 재무개선 약정 체결은 결산자료를 토대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주채권은행들은 은행업감독규정에 근거해 재무구조가 취약한 대기업과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해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유도할 수 있다. 통상적인 절차이지만 올해는 금융위기와 경기침체 지속에 따라 어느때보다 약정을 체결하는 대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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