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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伊총리후보 멜로니의 극우 성향, 父의 부재 복수심이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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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성향 아버지, 멜로니 대표 1살 때 가족 버려

BBC "伊총리후보 멜로니의 극우 성향, 父의 부재 복수심이 동기" 이탈리아 최초 여성 총리로 떠오르고 있는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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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BBC는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차기 총리로 유력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가 자란 로마의 남부 지역 가르바텔라를 소개했다.


가르바텔라는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로마의 남부 지역으로 전통적으로 좌파들의 보루로 여겨지는 곳이다. 멜로니 대표는 좌파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극우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가르바텔라에서 40년간 식료품 가게를 운영한 안나 마리아 토르토라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키운 콩, 토마토 등을 먹으며 자란 소녀가 이탈리아를 이끌 지도자가 될 줄 상상하지 못 했다며 "멜로니는 전통적으로 붉은 색인 가르바텔라 지역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르토라씨의 어머니는 "나는 지독한 반파시스트"라며 "멜로니가 총리가 된다면 매우 끔찍한 시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멜로니 대표가 극우 우파 정치인으로 성장한 이유로 아버지의 부재에 대한 복수심이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좌파였던 멜로니의 아버지는 멜로니가 태어난 지 1년 만에 가족을 버리고 북아프리카의 카나리아 제도로 떠나버렸다. 우파였던 멜로니의 엄마는 어린 딸을 업고 친정 부모들과 가까운 가르바텔라로 집을 옮겨 홀로 딸을 키웠다.


◆멜로니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 FDI는 파시즘을 계승한 극우 정당으로 분류되지만 멜로니 대표는 자신에게 파시스트라는 낙인이 붙는 것을 극도로 혐오한다고 BBC는 전했다.


멜로니 대표는 지난 10일 외신 기자들에게 보낸 영상에서 영어·스페인어·프랑스어로 "이탈리아 우파는 이미 수십 년 전에 파시즘을 역사에 넘겼다"며 "파시즘은 지나간 역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BBC는 이탈리아가 2차 세계대전 뒤 독일처럼 파시스트의 잔재를 청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파시스트 정당은 이탈리아 현대 정치에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고 멜로니 대표가 2012년 창당을 주도한 FDI는 베니토 무솔리니가 사망한 이듬해 설립된 이탈리아사회운동(MSI)에 뿌리를 두고 있다. MSI는 무솔리니의 추종자들이 1946년 설립한 정당이다.


MSI는 1995년 해산돼 민족동맹(AN)으로 계승됐고 AN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겸 현 전진이탈리아(FI) 대표가 2007년 창당한 자유국민당(PdL)과 합병하며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중도 우파 성향의 PdL의 역사는 불과 6년여에 불과하다. 2012년 12월 멜로니를 비롯한 강경 우파 세력이 탈당해 설립한 정당이 현재의 FDI이며 PdL은 약 1년 후인 2013년 11월 해산했다.


FDI는 당의 상징으로 삼색 불꽃을 사용하는데 삼색 불꽃은 MSI, AN이 사용한 상징이었기 때문에 파시즘을 계승한 정당으로 인식된다. BBC는 삼색 불꽃은 무솔리니의 무덤에서 타오르는 불꽃으로 인식된다고 설명했다.

BBC "伊총리후보 멜로니의 극우 성향, 父의 부재 복수심이 동기" 왼쪽부터 이탈리아형제당(FdI·2012년 이후~), 민족동맹(AN·1995~2007), 이탈리아사회운동(MSI·1946~1995)의 상징


멜로니 대표도 MSI에 정치적 뿌리를 두고 있다. 그는 15세 때 MSI의 청년 조직에 가입하면서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MSI를 계승한 AN의 청년 조직 대표를 맡았다. 2006년 하원의원으로 당선됐고, 2008년에는 31세 나이로 당시 베를루스코니 내각의 청년부 장관으로 입각해 이탈리아 정계 역사상 최연소 장관 기록을 썼다.


◆FDI 정당 지지율, 민주당에 근소하게 앞서= 다음달 25일 조기 총선을 앞두고 멜로니가 이끄는 FDI는 여론조사 1위를 기록 중이다.


26일 공개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FDI는 24.7%로 중도 좌파 민주당(PD·24.1%)을 2위로 밀어내고 정당 지지율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조사에서는 PD에 0.2%포인트 밀렸으나 FDI 지지율이 0.4%포인트 오르고 PD 지지율이 0.4%포인트 하락하며 순위가 역전됐다.


FDI와 우파 연합을 구성 중인 극우 성향 동맹(Lega)과 중도 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가 각각 13%와 6.6%로 정당 지지율 3, 5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PD를 비롯한 진보 진영 정당 지지율의 총합이 30.6%로 보수 진영에 15%포인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FDI의 지지율이 27.7%로 23.3%의 PD에 좀더 여유있게 앞섰다.


우파 연합은 이미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당에서 총리 후보 추천 권한을 갖는 방식에 합의했기 때문에 현재 판세가 굳어지면 멜로니대표는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정당 지지율 격차가 근소한만큼 PD가 총선 1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PD가 협상을 통해 정부 구성을 위한 충분한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D는 지난 2일 '아치오네'(Azione·이탈리아어로 행동이라는 뜻) 및 '+에우로파' 등 중도 성향 정당들과 총선 승리를 위한 전략적 동맹을 맺었지만 아치오네가 이내 동맹에서 탈퇴하는 등 진보 진영이 분열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PD가 1위를 하더라도 정부 구성 협상에 실패하면 협상 주도권은 2위가 유력한 FDI로 넘어가며 우파 연합은 현재 진보 진영보다 정부 구성이 좀더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푸틴 비판·NATO와 연대 강화 '차별화'= 멜로니 대표는 2012년 FDI 창당 작업을 주도하고 2014년 당수로 선출된 뒤 반이민과 보수 가톨릭 이념이 녹아든 선명한 극우 행보로 지지세를 확장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출범한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이끄는 거국 내각에 좌·우파연합을 구성하는 주요 정당 가운데 유일하게 빠지겠다고 선언해 존재감을 키웠다.

BBC "伊총리후보 멜로니의 극우 성향, 父의 부재 복수심이 동기" [사진 제공= AFP연합뉴스]


멜로니 대표는 최근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의 재정 준칙을 준수할 것이라며 우파 연정이 집권할 경우 이탈리아 재정이 파탄날 것이라는 우려를 일축했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신의 극우 이미지를 지우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멜로니 대표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강력 비판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의 연대 강화,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주장한다. 이는 다른 우파 지도자들과 차별화된 행보다. 베를루스코니 대표와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대표는 모두 러시아와 유착 의혹을 받는다. 지난 5월 러시아 일간 라 스탐파는 러시아 외교 관계자가 살비니 대표의 외교 담당 보좌관에게 동맹이 드라기 총리 연정에서 탈퇴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FI가 드라기 연정에서 탈퇴하던 날,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러시아 외교관에게 소식을 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로마 소재 사피엔자 대학의 지안루카 파사셀리 교수는 FDI는 파시스트 정당이 아니라고 말했다. 파사렐리 교수는 "파시즘은 권력을 얻고 체제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데 멜로니는 그런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렇게 할 수도 없다"며 "다만 FDI 내에 신파시스트 운동과 관련된 세력이 있고 멜로니는 그 중간에서 입장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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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사렐리 교수는 FDI의 상징인 삼색 불꽃을 멜로니 대표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멜로니 대표가 정치 활동을 MSI에서 시작했고 그의 어린 시절 정치 활동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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