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문승용]
신정훈 의원, 선박인양경험 전무한 해수부…이상한 평가위원 선정
“해수부, 선박인양 외부전문가 자문 전무”…평가위원 알아서 판단
선박인양 경험이 없는 해양수산부가 세월호 선체인양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평가위원들을 인양과 관련이 없는 비전공학과와 학사 출신들로 구성하고, 외부전문가나 기관으로부터 자문 한번 받지 않은 등 인양업무를 주먹구구로 시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욱이 세월호 인양사를 선정하기 위한 평가배점 구성도 기준 점수조차 없이 평가위원의 재량에 의존하는 비계량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신정훈 의원(나주·화순)이 해양수산부의 “세월호 선체인양 평가위원 현황”자료를 열람한 결과에 따르면, 선체인양과는 관련성이 먼 국제학 석사, 법학석사, 이학사, 문학사·사법행정학석사 출신들이 기술평가위원으로 참여했다.
열람 후 평가위원들의 대학 및 대학원 출신학교에 대한 의원실의 정식 자료요청에 대해서 해양수산부는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전문가 15인으로 구성된 평가위원회를 통해 중국의 국영기업인 상하이샐비지를 인양업체로 최종 선정했다. 내년 7월 전까지 선체인양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인양사 선정을 위한 평가 세부배점은 1)제안업체 평가 2)용역추진 계획 3)용역수행 방안 4) 용역관리의 총 4개 영역 13개 세부항목의 ‘기술평가’(배점 90점) 와 단일항목인 ‘가격평가’(배점 10점)로 구성돼 있다.
각 영역별로 적게는 1명에서 많게는 5명의 평가위원들이 할당돼 인양회사들에 점수를 줬다.
문제는 대부분의 평가요소가 배점기준이 없는 비계량 항목에 의존하고 있어 절대적으로 평가위원의 재량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술평가 90점 배점 중 16점만 배점기준에 따라 환산되는 계량평가이고 나머지 74점은 비계량 평가이다.
평가위원의 재량적 판단에 의존하는 만큼 개별위원의 전문성이 더 중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수부는 평가위원들의 전공이력에 대한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을뿐 아니라 선체인양경험이 전무한데도 불구하고 인양사를 선정하는데 외부전문가의 자문조차 받은 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게다가 세월호의 선공적인 인양을 가늠할 ‘선체인양 및 운반’ 항목에 대한 배점은 총 평가위원의 3분의 1인 5명이 참여하고 있으면서도 24점에 불과하다.
신정훈 의원은, “세월호 침몰의 원인에 대한 유족과 국민들의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기 때문에 인양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절차적 투명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인양평가위원 선정의 적절성을 판단할 위원들의 전공에 대해 정부가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투명한 검증을 은폐한다는 의혹을 살 수 있기 때문에 즉시 자료제출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 문제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유족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세월호 선체인양과정에 대해 유족들이 직접 참관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의문사항에 대해서는 정부에 대해 해명과 설명을 요구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승용 기자 msynew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