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에게 폭언과 욕설
경찰 체포 후 조사 결과 마약 검출돼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한 관광객이 발리의 한 병원에서 속옷만 입은 채로 "나 미국인이야!" 등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려 추방당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15일(현지시간) 미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인도네시아 관광을 간 한 미국인 남성이 발리의 한 병원에서 속옷만 입은 채로 난동을 부려 인도네시아에서 추방됐다고 보도했다. 이 남성은 그의 친구가 병원으로 데려왔을 때 의식을 잃은 상태였고 속옷만 입고 있었다. 이후 깨어난 남성은 물건을 바닥에 던지고 다른 환자들이 쉬고 있던 방의 커튼을 뜯어내는 등 난동을 부렸다. 말리는 병원 직원과 간호사들에게는 폭언과 욕설까지 퍼부었다.
사건 현장을 본 목격자에 따르면, 이 남성이 난동을 말리려고 했던 자신의 친구에게 폭행을 가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의 만행에 일부 사람들은 곧장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남성은 "나 미국인이야! 녹화해, 녹화해!"라며 소리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해당 영상을 보면, 그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다. 남성이 난동을 부리는 사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병원 직원들은 다른 환자들을 안전하게 밖으로 대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난동 소식을 듣고 출동한 현지 이 남성을 체포하곤, 기물 파손 혐의로 기소한 뒤 약물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남성의 체내에서는 대마 성분인 THC와 코카인이 검출됐다. 그는 범행 며칠 전에도 해당 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체포 당시 그의 소지품에서 마약이 발견되지 않아 형사 기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검사 결과 과거에 그가 마약을 사용했다는 점이 확인됐지만, 물리적 증거가 없으면 약물 혐의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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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 남성은 피해를 준 병원에 2000달러(약 285만원)의 손해 배상금을 내고 추방됐다. 앞서 지난 2일 그는 인도네시아에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남성의 난동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퍼지며 논란이 커지자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발리는 전 세계 관광객을 환영하지만 모든 사람은 그 나라의 법, 관습, 문화적 가치를 존중해야 한다"면서 "공공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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