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싱글서 사카모토 꺾고 금메달 딴 '알리사 리우'
"스케이팅을 증오한다"며 열여섯에 은반을 떠났던 '천재 소녀'가 꿈의 무대로 돌아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알리사 리우(20)의 이야기다.
리사 리우(미국)가 19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끝난 2026 밀라노·코르티나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뒤 활짝 웃고 있다. EPA 연합뉴스
리우는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에서 150.20점을 획득해 최종 총점 226.79점으로 역전 우승을 일궜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사카모토 가오리(224.90점), 그리고 니카이 아미(219.16점·이상 일본)를 꺾었다.
미국 선수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우승한 것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 세라 휴스 이후 24년 만이다. 미국의 단체전 금메달에도 도움을 줬던 리우는 대회 2관왕에도 올랐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류메이셴이라는 이름도 쓰는 리우는 2019년 미국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14세) 우승 기록을 세우며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년 후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였던 베이징 대회 때 7위에 그쳤다. 메달 강박에 시달리던 리우는 '번아웃'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스케이트화를 벗었다.
리우는 대신 등산화를 신고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23년에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에 입학해 심리학을 배우며 평범한 일상을 만끽했다.
알리사 리우(미국)가 1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겨울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리우는 "빙판 밖의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알게 된 후 스케이팅이 내 삶의 전부가 아닌 일부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2024년 3월 빙판 복귀를 선언했다. 그러고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면서 이번 올림픽 금빛 전망을 밝혔다.
이날 메달을 딴 리우는 경기 뒤 외신과 인터뷰에서 "저는 제 결과나 메달보다 제 이야기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가장 소중하게 간직할 것"이라며 "이번 여정은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멋졌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 메달이 필요하지 않았다. 내가 필요로 했던 건 무대였고 나는 그걸 얻었다"면서 "오늘 모든 점프에서 넘어졌더라도 나는 이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니 괜찮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리우는 또 "내 인생은 원래 이렇게 흘러왔다. 결국 저의 모든 게 저를 이 자리로 이끌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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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와 함께 미국 피겨를 대표했던 앰버 글렌(5위)은 "리우가 잠시 물러나 정신 건강을 돌본 이야기는 성공으로 가는 여정이 어떤 모습일지 아무도 모른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면서 "리우의 이야기가 스케이팅계에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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