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이명박 대통령은 22일 "저는 아시다시피 정치로 출발한 사람이 아니다. 대학을 다닐 때는 운동권 학생 중 한 사람이었지만 사실은 매우 실용적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전시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대전ㆍ충남지역 여론주도층과 오찬간담회를 함께 한 자리에서 "정치적으로 생각하고 정치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세종시 수정 추진 논란과 관련, 행정분할에 따른 비효율성 등을 감안할 때 세종시 수정은 국가적 백년대계를 위해 추진하는 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기업에 오래 있었고, 주로 해외에 다니면서 일을 많이 한 경험이 있어서 모든 것에 있어 매우 실용적인 판단을 한다"면서 "너무 정치적이면 나라도 지역도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생각을 평소에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종시 문제가 국론분열에 버금가는 정치·사회적 논란거리로 등장한 것을 우려한 것.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광주에서 열린 영산강 기공식을 예로 들며 "시도지사, 도의회 의장, 시의회 의장 모두 나와서 열렬히 환영했는데 정치적으로는 문제가 됐다. 이런 것을 보면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저는 정치를 다시 할 사람이 아니다. 대통령 한번 하고 나서 나라가 잘되는 쪽으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려 한다. 저는 아무 욕심이 없다"고 세종시 수정 추진에 대한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어떤 때는 너무 정치적이 아니라서 개인적으로 손해 볼 때가 많다. 적당히 하면 되는데"라면서 "지난 대선에서 충청도에서 표를 많이 얻었다.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정말 일꾼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세종시 문제와 관련, "'세종시 얘기를 안 하고 그냥 지나가면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텐데' 하고 고민을 많이 했다. 충청도민들의 입장에서 생각 많이 했다. 충청도민들이 언제 부탁을 했나,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했나"라면서 "가만히 있는데 정치인들이 수도 옮긴다 또 반쪽만 옮긴다 이명박 대통령 들어서서는 그것도 안 된다고 하고 충청도민들도 되게 속상할 거 같다. 기분 나쁘다는 이런 생각할 거 같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원안 추진을 약속한 대선 때 발언과 관련, "나도 선거 때까지 정치적으로 발언했다. 그때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부끄럽더라. 이렇게 말해도 되나 생각했다"라면서 "(세종시 수정은) 1년 이상 고민을 한 거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세종시 대안과 관련, "정부가 정말 성의껏 열의껏 해서 안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안을 만들자고 하는 것은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다. 총리가 책임 있는 거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박성효 대전시장, 이인화 충남행정부지사, 유한식 연기군수, 이준원 공주시장, 성무용 천안시장, 가기산 대전서구청장, 김학원 대전시의회 의장, 강태봉 충남도의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어 김신호 대전시교육감, 김종성 충남도교육감, 이세강 대전KBS 총국장, 유기철 대전MBC 사장, 이갑우 TJB대전방송 사장, 신수용 대전일보 사장, 김원식 중도일보사장 등 지역언론사 대표는 물론 조계종 마곡사 주지 원혜 스님, 조계종 수덕사 주지 옹산 스님, 김용호 대전기독교연합회장, 유흥식 천주교 대전교구청 주교, 김혜봉 원불교대전충남교구장 등 종교계 인사와 김형태 한남대 총장,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 송용호 충남대 총장, 설동호 한밭대 총장 등 교육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아울러 정부 측에서는 안병만 교육부 장관, 주호영 특임장관, 정종환 국토부 장관, 박형준 청와대 정무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홍보수석, 김두우 메시지 기획관 등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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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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