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 보고서에 '가격 재결정 명령' 의견
일부 제분·제당사 자발적 '가격 인하'
식품 최종 소비자가 인하 미지수
공정거래위원회가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 등 7개 제분사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국내 기업 간 거래(B2B)에서 반복적으로 밀가루 판매 가격과 물량 배분을 담합한 혐의를 전원회의에서 심의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의 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은 88%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들의 담합 행위에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 규모가 5조8000여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공정위 심사 보고서에는 이들의 담합이 중대한 위법 행위라서 시정 명령을 내리고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앞서 공정위는 2006년에도 8개 제분사가 밀가루 생산·판매량을 공동으로 제한하거나 판매가를 담합해 인상하는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합계 4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가격 재결정 명령이 포함된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일부 업체는 과징금과 시정 명령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최근 제분 업체들은 선제적으로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인하했다. CJ제일제당은 업소용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각각 평균 6%와 4% 내린 데 이어, 소비자용 설탕·밀가루 전 제품의 출고가를 인하했다. 대상 품목은 백설 하얀설탕·갈색설탕 등 소비자용 설탕 15개로 인하율은 최대 6%(평균 5%)다. 백설 찰밀가루와 박력·중력·강력 1등 밀가루 등 소비자용 밀가루 16개 품목도 최대 6%(평균 5.5%) 가격을 낮췄다.
대한제분도 이달부터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6% 내렸다. 가격 인하 대상은 주로 외식업체에 공급되는 곰표고급제면용(호주산), 곰(중력 1등), 코끼리(강력 1등) 등 20㎏ 대용량 제품과 유통업체에 공급되는 3㎏·2.5㎏·1㎏ 소포장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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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의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지면 원자잿값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했던 식품업체들이 라면 등의 소비자 가격을 내릴지도 관심사다. 다만 제품 가격 상승 요인에 원자재 가격뿐만 아니라 물류비나 인건비 등 제반 비용도 포함돼 있어 실제 최종 소비자 가격 인하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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