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특별사면 재발 방지
절차·실체적 요건 강화 추진
대통령 사면권 제한 논란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판결을 계기로 내란 등 특정한 범죄의 특별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국민 대화합 등 정치적 이유로 '특별사면' 된 것과 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입법적 조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입법이 헌법이 정한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국회 국회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는 내란 및 외환죄의 경우 원칙적으로 사면을 할 수 없는 내용의 사면법을 처리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를 맡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법안 처리와 관련해 "내란과 같은 중대범죄에 대해 역사와 국민 앞에 합당한 책임을 끝까지 관철해야 한다"며 "사면금지법을 통과시켜 내란을 단죄해야 한다. 민주주의와 헌법을 유린한 죄는 절대 가볍지 않아, 어떤 사정으로도 면죄부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다만 국회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가 있는 경우엔 사면이 가능하도록 하는 예외 조항을 법안에 담았다. 위헌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다. 국민의힘은 사면법 처리에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사면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은 빠르면 23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거쳐, 24일 본회의에서 사면법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국회입법조사처는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관련 입법 논의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국회에서 다뤄지는 사면법 개정 방향을 분석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이 확정됐지만, 같은 해 12월 김영삼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이유 등으로 특별사면되는 일이 없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간 발의됐던 사면법 개정은 두 가지 방향으로 다뤄지고 있다. 첫째는 사면심사위원회 심사과정을 내실화해 특별사면의 절차적 요건을 강화하는 방법, 둘째는 특정한 기준에 따라 특별사면의 가능성을 제한하거나 사면의 원칙을 법률에 명시해 실체적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절차적 요건을 강화하는 방안과 관련해 박주민·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각각 특별사면 시 14일 전까지 명단, 죄의 종류 등을 국회에 보고하고, 사면심사위원회를 대통령과 국회, 사법부가 각각 3분의 1씩 임명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사면과 관련해 사법부와 피해자 의견을 청취하는 안을 마련했다.
이와 별개로 상당수 국회의원은 내란죄·외환죄·반란죄·이적죄나 반인륜적 범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대상자에 대해서는 특별사면을 할 수 없게 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런 조항은 내란죄 등에 대해서는 특별사면 자체를 할 수 없게 한다든가 국회의 동의 등을 받게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법사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내용과 같이 사면법 개정안 대다수는 대통령의 특별사면권 행사를 위한 절차적·실체적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인데 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지를 두고서 논란이 있다. 헌법이 사면과 관련해 대통령에 권한을 부여하고 있지만 사면·감형·복권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로 규정해 국회가 법률을 통해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제한 가능설'이 있다. 반대로 일반사면에 대해서만 국회의 동의를 요구하고 있어 그 외의 사면·감형·복권은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제한 불가설이 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다뤄지는 사면법이 헌법에 합치되는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제한 가능설의 입장에서 이러한 입법은 국회의 정당한 입법권 행사로 평가할 수 있지만, 제한 불가설의 입장에서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사면법 개정 방향이 권력분립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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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입법조사처는 "사전에 법률로 사면 기준을 정할 경우에는 추후 예외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도 사면이 어려워져 사면 제도의 취지에 역행한다는 지적이 있다"며 "사면의 절차적 요건을 강화하는 개정안은 대통령의 실질적 권한을 제한한다는 비판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실질화된 사면 절차를 거치면서 제도의 취지에 맞는 사면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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