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빚더미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9일 뉴욕 증시가 비교적 큰폭의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따지고 보면 이날 악재는 모두 빚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다.
두바이 월드의 손실은 부채를 감당하지 못 하고 결국 디폴트 선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부각시켰다.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1단계 낮춘 BBB+로 하향조정했는데 늘어가는 정부 부채가 걱정스럽다는 이유에서였다. 피치는 그리스의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하향조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전날에는 S&P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ING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유리 란데스만 펀드 매니저는 노출된 유럽계 은행들이 더 많다는 점에서 그리스가 두바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 확대를 위한 추가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위축된 투자심리 앞에 증시에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추가 부양책 발표가 오히려 정부 부채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지난주 발표된 11월 고용지표가 기대 이상의 큰 호전을 보인 뒤에 나온 고용 대책이었다는 점은 아귀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도 준다. 이미 지난 회계연도에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를 누적시킨 상황에서 추가 재정 지출은 결국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부각시킬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날 무디스는 한동안 잠잠했던 미국의 최고 신용등급 Aaa에 대한 논란을 다시 불지폈다. 무디스는 영국과 미국이 2013년 최고 신용등급을 테스트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추가 부양책을 발표하면서 닛케이225 지수가 1만선을 회복했지만 이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신용 손실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점 역시 증시에는 부담이었다. 시장 관계자들은 달러 강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아발론 파트너스의 피터 카딜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하락이 재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달러가 단기간 조정을 겪고 있는 것이고 다른 시장도 마찬가지"라며 "이러한 흐름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막대한 재정적자, 여전히 불안한 미국의 경제 호전 여부를 감안했을 때 달러 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고용지표 호전에도 불구하고 저금리 기조 지속에 대한 변함없는 의지를 밝힌 것 역시 달러 약세 요인이다.
다만 두바이, 그리스처럼 예상치 못한 악재들이 불거져 나온다면 달러 약세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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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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