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2차 핵협상 지지부진
트럼프·밴스 이란 공격옵션 시사
이란 "中·러와 해상 군사훈련 계획"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하루 만에 급등세로 돌아섰다. 양국이 진행 중인 핵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군사작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원유 수급 불안감을 부추긴 것이다. 미국의 강경책에 이란도 러시아, 중국과 해상 합동훈련을 개최하겠다며 맞대응에 나서면서 이란을 둘러싼 중동 전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크게 올라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4.59% 급등한 65.19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4.35% 오른 70.35달러에 장을 마쳤다. 전날 미국과 이란이 지난 6일에 이어 2차 핵협상을 벌였지만, 핵심 쟁점을 두고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면서 미국의 이란 공격 우려가 유가를 자극했다.
또한 핵협상 직후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강경발언이 군사적 긴장감을 크게 끌어올렸다. 밴스 부통령은 이란과의 2차 핵협상 직후 가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몇 가지 레드라인을 설정했는데, 이란이 이를 인정하고 해결해 나갈 의지가 없다는 점은 매우 분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외교적 옵션 또는 다른 옵션을 통해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도록 하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백악관도 이란 측에 군사적 옵션 사용 가능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와 합의하는 것이 이란에 매우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이란에 대해 공격을 고려할 수 있는 이유와 논거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군, 미국인의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에 따라 모든 군사적 결정을 내린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란과 협상 불발 시 군사 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에 이란 공격에 대비해 영국이 인도양에 보유 중인 군사기지를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게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합의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다면, 미국이 매우 불안정하고 위험한 정권에 의한 잠재적 공격을 제거하기 위해 디에고 가르시아와, (영국) 페어포드의 공군기지를 사용할 필요가 있을지 모른다"며 "(영국은) 어떤 이유로든, 기껏해야 불안정하다고밖에 할 수 없는 100년 임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디에고 가르시아는 인도양에 위치한 차고스 제도의 섬을 뜻한다. 이곳은 영국이 1965년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에서 차고스 제도를 분리해 1968년 모리셔스가 독립한 이후에도 영국령으로 남았다. 앞서 영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제도 내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사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정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자 이란은 러시아, 중국과의 합동 해상 군사훈련 계획을 밝히며 맞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란 관영 메흐르통신(MNA)은 이날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의 말을 빌어 "러시아가 중국, 이란과 함께 '2026년 해상안보벨트(Maritime Security Belt)'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함정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 합동 훈련은 이란 해군의 주도로 시작됐으며, 해상 안보를 강화하고 해적 행위·해상 테러에 대한 협력을 높이고 상호 조율된 구조 작전을 전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MNA는 전했다. 해당 훈련은 2019년에 처음 실시됐으며, 이번 훈련은 호르무즈 해협에 위치한 이란 남부의 핵심적 군사 항구도시인 반다르아바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중국, 러시아와의 군사적 연대감을 과시하고 미국의 군사공격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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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제네바 국제개발대학원(IHEID)의 이란·중동 안보 분석가인 파르잔 사베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란은 8년간의 이라크 전쟁이 끝난 1988년 이후 최악의 군사적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이란은 지도부 교체를 막고 핵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안보 및 정치 지도부를 최고 경계 태세로 전환하는 등 공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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