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4㎎ 3회 투여 방식 처방 허용
72주 감량률 20%…격차 상당 부분 축소
美 FDA 심사도 조만간 결론
비만 치료제 시장의 '감량률 경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체중 감량 효과에서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젭바운드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아온 노보노디스크가 위고비 고용량 전략을 본격화하면서다. 유럽 규제당국이 기존 용량의 3배에 해당하는 고용량 투여를 허용하면서 경쟁은 앞으로 더 격화할 전망이다.
1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로부터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 7.2㎎ 처방을 승인받았다. 사용 대상은 성인 비만 환자들이다. 앞서 영국에서 허가받은 데 이어 적용 범위가 유럽 전역으로 확대됐다.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해 12월 위고비 7.2㎎ 고용량에 대해 허가를 권고한 바 있다. 이번 승인으로 EU에서는 기존 2.4㎎ 주 1회 용량을 세 차례 연속 투여하는 방식으로 총 7.2㎎을 처방할 수 있게 됐다. 7.2㎎ 1회 투여 펜은 별도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며, 노보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보가 제출한 72주 임상(STEP UP)에서 7.2㎎ 투여군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약 20% 수준으로 보고됐다. 특히 실험군 3분의 1은 25% 이상의 감량 효과가 나타났다. 이는 기존 위고비 2.4㎎ 용량에서 확인된 15~17%대보다 개선된 수치다. 이미 시장에 출시된 릴리 마운자로(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 15㎎ 용량의 72주 기준 체중 감소율이 21%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상당히 줄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시장을 개척한 위고비는 최근 마운자로에게 시장 선두 자리를 내줬다. GLP-1 수용체에만 작용하는 세마글루타이드와 달리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과 위 억제 펩타이드(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해 임상에서 더 큰 체중 감소 효과를 나타내서다. 이번 EU 승인으로 위고비 고용량 처방이 가능해지면서 마운자로보다 효과가 부족하다는 이미지를 일부 상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노보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위고비 7.2㎎ 제품 승인을 신청했다. 기간을 대폭 낮춘 우선심사 바우처를 활용해 심사가 진행 중으로, 이르면 이달 내 승인 소식이 나올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변수가 적지 않다. 일부 국가에서 세마글루타이드 관련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중국 바이오 기업들은 특허 만료에 맞춰 복제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노보노디스크와 릴리도 가격 인하로 점유율 방어에 나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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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노보는 제형 다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위고비는 지난달 미국에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위고비를 출시해 주사 치료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릴리 역시 경구용 GLP-1 계열 후보물질 오포글리프론의 3상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며 경구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량과 경구제 경쟁이 동시에 본격화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 다툼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성민 기자 minut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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