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ICT업계 IPO 중 최대 규모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해진 네이버 의장이 또 대박을 터트렸다. 이번에는 라인의 일본과 미국 동시 상장에 성공했다.
공모가격은 3300엔으로 결정됐다. 발행주식은 3500만주다. 라인 상장일은 오는 15일이다. 라인은 이를 통해 최대 1조5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라인의 시가총액은 6930억엔(약 7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라인의 상장은 올해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서 진행한 기업공개(IPO) 중 최대 규모다.
일본과 미국 동시 상장에 이 의장도 고무됐다. 이 의장은 도쿄 상장 당일 춘천 네이버 데이터센터(IDC)에서 열리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다. '은둔자'라 불릴 만큼 이 의장은 외부에 나타나지 않는 인물로 유명하다. 이 의장은 2013년 최고서비스책임자 직위를 내려놓은 이후 외부 활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대신 글로벌 서비스 전략을 짜거나 조직 구조 개편 등 큰 그림 그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 의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년 만이다. 그는 2013년 11월 라인 가입자 3억명 돌파 기념 자리에 참석한 바 있다.
이 의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상장과 관련된 그동안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이 의장에게 '글로벌 서비스 성공'은 숙원이었다. 네이버는 2000년 일본에 첫 진출한 이후 두 번의 실패를 맛봤다. 이 의장은 2008년 검색엔진 '첫눈'의 멤버 전원에게 글로벌 진출이라는 과제를 줬다. 라인은 2011년 6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신중호 최고글로벌책임자(CGO)를 비롯한 개발진들이 만들어낸 서비스다.
라인은 국내 모바일 메신저시장에서는 숙적 카카오톡에 밀리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이 발행하는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선정하는 '가장 스마트한 기업 50선'에 2년 연속(2015~2016년) 들기도 했다. 이번 라인 동시 상장은 라인이 글로벌 메신저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라인의 성공 뒤에는 이 의장의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의장은 네이버 직원들에게 '빠른 변화'를 끊임없이 주문해 왔다. 네이버는 시가총액 기준 국내 10위 안에 드는 기업이지만 지속적으로 조직체계와 기업문화를 개선하는 데 힘써왔다.
이 의장은 "시장이 바뀌면 회사도 바뀌어야 한다"며 "네이버는 매년 위기를 맞고 매년 다시 태어나고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왔다.
실제 네이버는 할당된 근무시간을 없앤 '책임근무제'와 조직별 인사ㆍ예산을 관리하는 '책임예산제'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본부'를 폐지한 데 이어 올해는 '실'과 '센터'라는 상위 조직까지 없앴다. 현재 네이버에서는 '셀(cell)'과 '프로젝트'라는 조직 단위만 운영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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