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결 NH투자증권으로, 하나은행 박세리 등 영입, 남자는 배상문만 후끈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스토브리그가 한창이다.
올해는 특히 김효주(19)의 '65억원 잭팟'으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드전을 수석으로 통과한 '특급루키' 박결(18)도 화제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금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수확한 차세대 기대주다. 미모까지 겸비해 프로 전향과 동시에 수많은 기업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이 영입에 성공했다. 물론 여자들 이야기다. 남자선수들은 여전히 갈 곳이 없다.
▲ 박결, 이미림과 '한솥밥'= 출발점은 당연히 김효주(19)다. 롯데와 "연간 계약금 13억원에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 무제한"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완성했다. 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65억원+α', 그야말로 잭팟이다. 국내 무대 시즌 5승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 에비앙챔피언십 제패, 14일 중국에서 끝난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우승으로 2015시즌 1승까지 미리 확보해 '김효주 천하'를 열었다.
새 얼굴을 찾던 기업들에게는 박결이 타깃이 됐다. 백규정(19)과 김민선(19) 등 루키군단을 운영해 톡톡히 효과를 거둔 CJ오쇼핑의 영향이 컸다. 박결은 결국 계약을 연장한 이미림(24)과 한솥밥을 먹게 됐다. 우리투자증권이 NH농협증권과 합병하면서 NH투자증권이라는 이름을 모자에 새겨 넣었다. 김대섭(33)과 정혜진(27), 이승현(23)으로 라인업이 완성됐다.
'3승 챔프' 전인지(20) 역시 연간 4억원을 훌쩍 넘긴 규모에 하이트진로와 재계약했다. 빅스타 가운데는 장하나(22)와 김하늘(26)이 대어로 남아있는 상태다. 장하나는 미국으로, 김하늘은 일본으로 진출한다는 점이 재계약의 걸림돌이다. 올해로 계약이 끝나는 비씨카드가 그동안 해외투어에는 투자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소속사가 바뀔 확률이 높다.
▲ 무적 선수들의 '새 모자'= 박세리는 16일 하나금융그룹과 조인식을 가졌다. 9월 KDB금융그룹과 계약이 끝나면서 그동안 로고 없는 흰모자를 쓰고 출전한 설움을 털어낸 셈이다. 하나금융그룹은 김인경(26) 대신 허미정(25)으로 전력을 더욱 보강했다. 9월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에서 5년 만에 우승을 일궈낸 선수다.
"슬럼프를 겪는 동안 후원사가 없어 옷도 사 입었다"는 사연이 전해지면서 수십 개의 의류 회사가 눈독을 들였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늘씬한 몸매의 수려한 외모가 몸값을 높였다. 하나금융그룹은 허미정에 이어 LPGA투어 퀄리파잉(Q)스쿨에서 수석 합격한 호주교포 이민지(18)를 새 식구로 맞았다. 유소연(24), 박희영(27)과 재계약에 합의해 막강한 LPGA군단을 만들었다.
이민영(22)은 한화로 갔다. 지난해 LIG손해보험을 떠난 뒤 새 보금자리가 없어 골프용품사 모자를 썼다. 시즌 2승을 앞세워 한일여자프로골프대항전에서 태극마크를 다는 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한화의 선택을 받았다. 한화는 160개 대회 만에 우승컵을 품에 안은 윤채영(27)을 비롯해 지은희(28), 제니 신(22) 등과 계약을 연장한 뒤 계속 숨은 보석을 찾고 있다.
▲ 배상문 '새 둥지는?'= 이에 반해 남자는 캘러웨이와 계약이 종료되는 배상문(28)의 거취가 유일한 관심사다. 10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5시즌 프라이스닷컴에서 일찌감치 통산 2승째를 수확해 현재 한 대기업과 4년간 800만 달러에 달하는 매머드급 계약이 진행중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무적 신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김승혁(28)과 김태훈(29) 등 인기남들과 아마추어시절 프로무대를 제패한 이수민(21)과 이창우(21) 등 특급루키들도 마찬가지다. 한국프로골프투어(KGT) 시드권자 가운데 스폰서가 있는 경우는 50%도 안 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챔프 양용은(42)조차 스폰서가 없다. 5월 KB금융그룹을 떠나 백의종군하고 있다.
상금랭킹 최하위권까지 억대 후원사가 있는 여자 선수들과는 극단적으로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재 운영 중인 골프단은 보통 여자프로가 중심이고, 앞으로 창단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 역시 여자선수들을 조명하고 있다. 여자 대회 수에 비해 남자는 절반도 안 되는 투어 규모와 일치되는 대목이다. 결국 '빈곤의 악순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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