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그리스 정부와 국제채권단인 트로이카가 올해 그리스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4%로 합의했다.
현지 일간지 카티메리니가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으로 구성된 트로이카의 종전경제성장률 전망치 -4.2%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에 제시한 -4.8%보다 완화된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달 초 2분기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위축됐다고 발표했으며 연간으로는 애초 전망치보다 0.4%포인트 줄어든 -3.8%에 이를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그러나 트로이카는 이번 주 초 구제금융 이행조건 실사 후 그리스 정부와 성장률 전망치 조정을 협의하면서 -4%로 수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카티메리니와 인터뷰에서 트로이카가 -3.8% 전망치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면 긴축정책과 국유재산 매각 등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이행하려는 노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도 -3.8% 전망이 보수적으로 추정한 것이지만 -4%로 제시해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합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그리스 정부에 사회복지 분야에 재정지출을 늘릴 수 있는 여력을 남긴 것이라는 의미도 있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2차에 걸쳐 구제금융 2400억유로(약 350조원)를 지원받았으나 내년 상반기에 2차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끝나도 2015년 말까지 110억유로 이상의 3차 구제금융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3차 구제금융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추가 긴축조치는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왔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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