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독립 국민투표 공약' 집권 카탈루냐 통합당 135석 중 62~64석 확보 예상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주(州)가 25일(현지시간) 총선에 돌입해 그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CNN은 카탈루냐가 새로운 주지사와 지역 의원을 뽑기 위한 선거를 25일 치른다며 이번 선거는 카탈루냐 사람들의 독립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CNN은 이번 선거가 독립 여부를 묻는 투표는 아니지만 내년 분리독립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운 아루투르 마스 주지사가 재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스 현 주지사가 이끄는 집권 중도우파 카탈루냐 통합당(CIU)은 이번 선거에서도 다수당 지위를 차지하겠지만 과반을 얻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스 주지사는 분리독립 투표 실시를 위해 조기 총선을 선언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도 CIU는 카탈루냐 의회 전체 135석의 과반인 68석에 약간 부족한 62~64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른 주요 3개 정당이 얼마나 의석을 확보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3개 정당 중 2개 정당은 분리독립을 반대하고 있는 반면'카탈루냐 좌파 공화당(Catalan Republican Left)'은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쪽이어서 CIU는 좌파 성향의 정당들과 연정을 구성해 분리독립을 추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경우 스페인 연방 정부와의 격렬한 충돌이 예상된다. 스페인 연방 정부 입장에서는 카탈루냐가 스페의 경제에서 차지하는 20%로 가장 높은만큼 분리독립을 결코 허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는 스페인 헌법은 특정 지역이 단독으로 독립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치 않고 있다며 카탈루냐 독립 시도에 강력히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카탈루냐 주정부 입장에서도 분리독립을 이룰 경우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카탈루냐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스페인 경제위기로 카탈루냐가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는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9월11일에는 카탈루냐 인구의 약 20%에 이르는 150만명이 대규모 분리독립 요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달 초 카탈루냐 주정부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카탈루냐 주민 57%가 독립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 6월 조사에 비해 6%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1년 6개월 전 조사에 비해서는 무려 14%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카탈루냐가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이른다. 인구도 스페인 전체의 16%를 차지한다. 이번 투표는 현지시간 25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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