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소성' 넘어 '경험 소비'로
SNS가 키운 '밈(meme) 소비'
미국 대형 식료품 체인 트레이더 조의 2.99달러(약 5000원)짜리 캔버스 토트백이 또다시 품절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단순한 장바구니지만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이 늘어서고, 판매 시작 직후 동나는 현상이 반복되는 모습이다. 온라인 중고시장에선 수백 달러에 거래되며 '샤넬백보다 구하기 어렵다'는 말까지 나온다.
'희소성' 넘어 '경험 소비'로
그동안 인기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단연 '희소성'이었다. 온라인 판매 없이 미국 내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한정 수량으로 풀리는 구조가 결핍을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미 경제지 포브스도 "쉽게 가질 수 없다는 점이 젊은 세대의 욕구를 자극했다"고 짚은 바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또 다른 배경이 더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방이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경험의 증표'로 소비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행지에서만 살 수 있는 기념품처럼, 트레이더 조 가방은 미국 방문 경험을 상징하는 오브제가 됐다. 특히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선 "미국 마트에 직접 가봤다"는 일종의 문화적 인증 수단으로 통한다.
SNS가 키운 '밈(meme) 소비'
SNS 확산 구조도 인기의 촉매로 작용했다. 틱톡·인스타그램 등에서 '장바구니 하울(haul)' 영상이 유행하면서, 토트백은 장보기 콘텐츠의 배경 소품으로 반복 노출됐다. 자연스럽게 브랜드 로고가 각인되고, "저 가방 어디서 샀느냐"는 질문이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됐다. 광고보다 강력한 자발적 바이럴 효과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은 '리셀 문화'와의 결합이다. 일부 소비자는 실제 사용보다 재판매를 염두에 두고 구매한다. 공급이 제한된 상황에서 신상 컬러가 나올 때마다 가격이 급등하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가방은 하나의 '마이크로 투자상품'처럼 인식되기도 한다.
"비싸지 않아서 더 멋지다"
저렴한 가격이 상징성을 강화한 점도 아이러니한 점이다. 명품을 과시하기보다 합리적 소비를 지향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문화 아이콘으로 꼽히던 리바이스나 맥도날드처럼, 일상 브랜드가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는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에는 새로운 시즌 디자인 출시설까지 돌며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과거에도 신상품 소문만으로 오픈런이 재현됐던 만큼 이번에도 비슷한 열풍이 반복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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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이 채 안 되는 장바구니가 국경을 넘어 '문화 코드'로 소비되는 현상. 단순한 유행을 넘어, 브랜드와 소비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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