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 ECB 개입 촉구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카탈루냐 지방 자치정부가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스페인 국채 금리가 3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5일(현지시간) 카탈루냐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가 이를 부인하는 등 혼선을 빚었지만 사실상 카탈루냐의 중앙정부 지원 요청은 기정사실이며 시간의 문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카탈루냐 주정부의 프란세스크 홈스 대변인은 "중앙정부가 마련한 모든 자금 조달 방법들을 이용할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가 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스페인 경제 일간 엘 파이스는 카탈루냐가 지난 20일 발렌시아, 22일 무르시아에 이어 스페인 지방정부 중 세 번째로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후 또 다른 카탈루냐 주정부 대변인 안드레우 마스-꼬렐은 "우리는 (중앙정부 지원 요청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구제금융 요청을 부인했다. 다만 그는 "유동성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지원 결정은 결국 카탈루냐가 세금을 내야 하는 스페인 재무부에 달렸다"고 말했다.
홈스 대변인도 카탈루냐가 얼마나 지원을 요청할 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면서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기 위해 추가적인 재정 감축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몇 일전 카탈루냐가 재정 계획을 승인했으며 중앙정부도 수개월 간 카탈루냐의 재정을 이미 검토했다고 밝혔다.
결국 카탈루냐가 중앙정부에 도움을 신청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카탈루냐의 재정 감축 문제를 두고 중앙정부와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카탈루냐는 420억유로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이중 올해 하반기에 만기 도래하는 채권 규모는 57억5000만유로다. 스페인 중앙정부는 이달 초 재정적자에 시달리고 았는 지방 자치정부를 돕기 위해 180억유로 규모의 펀드를 마련했다. 발렌시아는 이 펀드에서 20억유로를 요청하고 무르시아도 3억유로 지원을 원한다고 밝혔다.
스페인 지방정부가 연이어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또 사상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12%포인트 오른 7.62%를 기록했으며 장중 최고 7.64%까지 올랐다. 장중 한때 장단기 금리 역전을 일으켰던 5년물 국채 금리는 0.18%포인트 상승하며 7.5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스페인 정부가 실시한 단기 국채 입찰에서도 낙찰 금리가 상승했다.
스페인 정부는 이날 3개월과 6개월물 단기 국채 입찰을 실시해 30억유로를 조달했다. 3개월물 입찰에서 낙찰 금리는 2.434%를 기록해 지난달 26일 입찰 당시의 낙찰 금리 2.362%보다 상승했다. 6개월물 낙찰 금리도 지난달 3.237%에서 3.691%로 뛰었다.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은 스페인 구제금융 불안 해소를 위해 유럽시장은행(ECB)의 시장 개입을 촉구했다. 그는 이날 영국 런던에서 블룸버그 TV와 인터뷰를 갖고 "스페인의 전면적인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며 "ECB가 대규모로 스페인 국채 매입을 시작하면 전면적인 스페인 구제금융 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하고 바주카도 갖고 있다"며 "다만 대부분 수단을 ECB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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