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종률의 올댓USA]클리블랜드의 기묘한 선전

시계아이콘01분 4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이종률의 올댓USA]클리블랜드의 기묘한 선전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AD


개인과 팀 성적이 따로 노는 이유를 설명하기란 어렵다. 구체적이고 설득력 높은 이유를 찾아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이럴 때 떠오르는 문구가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선수, 감독으로 활동했던 토비 해러의 “기록은 초미니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성과 같다”이다. 중요한 부분을 가린 비키니처럼 기록은 속 시원하게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는다.

추신수가 활약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는 최근 해러의 말과 같이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는 좋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클리블랜드는 5일까지 42승 39패를 기록,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를 달린다. 선두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격차는 2.5경기에 불과하다. 클리블랜드는 5월말 치른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내리 패하기 전까지 줄곧 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이후 2위로 밀려났지만 여전히 기대 이상의 선전을 펼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팀 득점(366)과 실점(393)의 차이가 -27이다. 빌 제임스가 득실점차를 토대로 계산한 예상 승패를 적용하면 승보다 패가 많아야 한다. 하지만 놀랍게도 선수단은 여전히 5할 승률 이상을 유지한다. 공격력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팀 타율은 리그 14개 팀 가운데 8위다. 같은 지구에서 하위권을 맴도는 미네소타 트윈스와 같은 수준(0.257)이다. 홈런도 시애틀 매리너스와 함께 72개로 공동 11위다. 그런데 이 같이 저조한 기록에도 팀 성적은 상승곡선을 그린다. 타자 개인 성적으로 파고들어도 의문이 생기는 매한가지. 3할 이상의 타율을 뽐내는 타자는 한 명도 없다. 아스두르발 카브레라와 추신수가 겨우 2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팀 내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카브레라와 제이슨 킵니스도 각각 11개로 공동 32위에 그친다.

더욱 놀라운 건 투수력이다. 클리블랜드의 평균자책점은 4.51로 리그 13위다. 특히 선발진이 합작한 평균자책점은 4.61로 10위에 머문다. 불안한 마운드에도 불구 클리블랜드는 리그 팀 평균자책점 1위인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보다 더 나은 승률을 보인다. 특정 투수가 팀을 먹여 살리는 모양새도 아니다. 두터운 선발진을 앞세워 서부와 동부지구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는 텍사스 레인저스나 뉴욕 양키스와 달리 클리블랜드에서 5할 승률 이상을 거둔 선발투수는 데릭 로우(8승6패)가 유일하다. 그렇다고 불펜의 평균자책점이 나은 것도 아니다. 4.32로 리그 꼴찌다. 물론 전문 마무리인 크리스 페레스를 비롯해 중간 요원인 비니 페스타노, 조 스미스 등은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이종률의 올댓USA]클리블랜드의 기묘한 선전 추신수[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지난 6월 말 뉴욕 타임즈는 양키스와의 원정 3연전을 앞둔 클리블랜드를 두고 “그들의 선전은 기록으로 설명할 수 없다”라고 보도했다. “도무지 기록으로는 선전의 원동력을 알아낼 수 없다”며 “팀 기록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기사에서 가장 눈길을 모은 건 팀 내 고참 쟈니 데이먼의 멘트였다. 그는 “양키스전 이후부터 올스타전(11일) 전까지의 성적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정체는 지구 선두권인 볼티모어 오리올스, 로스앤젤레스(LA) 에인절스 그리고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지옥의 11연전이었다.


우려와 달리 클리블랜드는 첫 관문인 볼티모어와의 원정 4연전을 3승 1패로 매듭지었다. 뒤이은 에인절스전도 2승 1패로 장식했다. 여전히 팀의 투타 기록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단은 화이트삭스의 뒤를 맹추격, 지구 선두 탈환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


전력만 놓고 보면 클리블랜드는 지구 우승 후보로 약간 부족하다. 지금까진 기록을 이겨내며 선전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무너졌던 지난 시즌의 전철을 충분히 되풀이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초반 줄곧 선두를 달렸지만 후반기 갑작스레 무너져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15경기차 뒤진 2위에 그치고 말았다.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매니 액타 감독과 선수들의 다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그들의 기록이 계속 비키니처럼 궁금증을 유발시켰으면 한다.


이종률 전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