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우 회장 "금융기관 CEO '4대 천황' 호칭 적절치 않아"

"인도네시아 은행 인수 추진...경쟁자들이 값 올려놨다"
"조흥 출신 인사에 어느정도 배려해줘야"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30일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천황(天皇)'이라 부르는 호칭은 적절치 않으며 신한금융처럼 천황 소리 나오지 않는 것이 정도(正道)"라고 말했다.

한동우 회장은 이날 서울 역삼동 신한아트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기관 CEO는 그룹을 관장하는 전문가로서 경영실적과 주가로 평가받으면 되는데, 천황이니 하는 건 안좋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 회장은 행내에 조흥은행 출신 직원들과 관련해서는 "(조흥 출신들은) 신한은행 출신 직원들이 점령군으로서 이익을 얻지 못한다는 불만도 얘기하고 있다"며 "조흥은행 출신을 인사에 어느정도 배려해줘야 한다"고 신한생명 사장 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을 밝혔다.

해외은행 인수에 대해서 그는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사려고 했지만 경쟁자들이 값을 많이 올려놨다"며 "가격을 높여놔 망설이게 되지만 장래성이 밝아 고민하고 있다"고 M&A 의지를 드러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도 밝혔다. 한 회장은 "학교 다닐 때(서울대 선후배) 굉장히 진실한 분이라 생각했고 윤증현 장관이 무얼하면 욕을 별로 안먹고 강 회장은 욕을 먹어서 안됐다"며 "너무 진실돼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게 얘기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로 물러난 신한 빅3의 예우에 대해서는 "전임자 예우를 해주고 싶지만 그렇게 해줄 일이 아니어서 안하고 있다"며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 중인데 고문으로 모시는 것은 문제가 있고 재판이 끝난 뒤 상황이 되면 적절한 예우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응찬 전 회장은 여행차 일본을 가끔 방문하고 골프와 등산 등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고 근황을 전했다.

한편 금융감독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서는 "금감원 검사 결과 빨리 나왔으면 좋겠고 이젠 나올 때도 됐다"고 짤막하게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