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교도소 들어가서 강간범 만난 박기자 그후"

시계아이콘02분 15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교도관 24시] 기자가 체험해본 교도소는…

"교도소 들어가서 강간범 만난 박기자 그후" 담장 너머 재소자들이 사는 사동이 있다. 장기석 교도관(오른쪽)과 함께 걷는 본지 기자. 봄이 오면 이곳에도 꽃이 핀다고 한다.
AD

[아시아경제 박현준 기자] #오프라인'교도관24시'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아시아경제신문 독자들에게 들려드립니다.


'끼잉'하는 쇠 긁는 소리와 함께 등 뒤로 철문이 닫혔다. 이제부터 촬영과 비밀누설이 금지된 통제구역이었다. 키 큰 장기석 교도관이 조용한 어조로 주의를 줬다. "이제부터 보는 재소자들은 몇 번이나 교도소를 들락날락한 인물들입니다. 교도소 경력만큼은 신입 교도관보다 훨씬 앞섭니다. 쉽게 봐선 안 됩니다"

창밖으로 날리던 눈발은 어느새 그쳤다. 교도소 내정문에서 신분증을 제출하고 전산시스템에 등록했다. 머리 위에 쓴 교도관 모자가 조금 어색해 보였다. 점퍼 한 켠에 '교정'이란 글자가 내 신분을 말해주고 있었다. 오랜만에 맨 넥타이가 목을 조르는 느낌이었다.


S3급 죄수 850여명이 수감된 이 곳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춘천교도소는 수형질서가 나름 잡힌 곳으로 꼽힌다. 법무부는 죄수들을 S1부터 S4까지 4단계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숫자가 커질수록 관리가 까다로운 흉악범이다. 춘천교도소가 S3급이란 건 '평범한 흉악범'이 수감되는 시설이란 뜻이다. 칼로 상대방을 35번이나 찔러 죽인 살인범부터 친모를 성폭행한 강간범까지 수감됐다. 장 교도관이 말했다. "담배 피우세요? 끊었다가 최근에 다시 시작했어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든요" 춘천교도소는 교도관들 사이에서 기피 지역으로 꼽힌다.

기자는 지난 17일 신입 교도관으로 이곳을 찾았다. 안희용 춘천 교도소장에게 신고식을 거쳤다. "신고합니다. 2011년 2월17일부로 아시아경제신문 사회문화부 박현준 기자는 춘천 교도소 일일체험을 명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안 소장에게서 명예 임명장을 받자, 함께 참여한 다른 교도관들이 "진짜 신입 교도관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바로 첫 근무로 투입됐다. 오전 11부터 1시까지 재소자들의 가족만남 행사가 있었다. 외정문과 내정문 사이에 있는 '만남의 집'으로 데려갈 14명의 재소자들을 버스에 태웠다. 버스 내부에서는 철망이 재소자들과 교도관들을 가로 막았다. 앞칸에 앉은 기자의 뒷편에서 들뜬 재소자들이 주고 받는 이야기가 들렸다.


"아 더러워~, 너 어디 가서 나랑 빵 동기라고 하지마라" "어, 저 자동차 내 건데. 내 동생이 타고 나왔네"


다들 표정이 밝아보였다. 버스가 서자 교도관들 먼저 내렸다. 지정된 곳으로 배치됐다. "넌 거기 막아" 기자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교도관들 틈에 끼어 20여미터도 채 안 되보이는 이동 통로 한 켠에 섰다.


만남의 집으로 일렬로 걸어들어가는 재소자들이 기자를 계속 쳐다봤다. 기자가 '자꾸 보는데 눈을 어디둬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자, 장 교위가 처음엔 그렇다고 했다. 모르는 얼굴이니까 누군가 싶어 보는 것이었다. 꽉 막힌 공간에서 매일 보는 얼굴만 보다 보니 신기해서란다.


어린 재소자 아들을 만나려고 닭고기, 김밥 등 싸온 아버지와 어머니들이 넓은 방에서 돗자리를 펴고 기다리고 있었다. 말문이 겨우 튼 꼬마 아이는 재소자 아버지를 보고 어색한지 연신 "아빠, 아빠"하면서 얼굴을 바라봤다. 인간적인 모습에 재소자들의 모습에 맥이 살짝 빠지기도 했다. 여기도 사람이 사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다시 한번 주의를 받았다.


"예전에는 재소자들끼리 패싸움이 많았지요. 지금은 그런 건 없어요. 대신 자해를 하는 게 있긴한데.. 청송에서는 자기 성기를 자른 재소자가 있었지요.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낸 다음 볼펜으로 찍기도 하고. 손가락을 잘라버리기도 하고. 왜 그런 짓을 하냐고요? 이 바닥에서 나름 명예같은 거라서요"


그리고 교도소를 통해 바라보는 사회 변화상도 들었다.


"옛날에는 소매치기가 참 많았어요. 요즘은 드물지만. 소매치기는 정말 악랄한 놈들입니다. 얘들은 칼이 아니라 톱을 가지고 다녀요. 지갑을 빼내다가 발각되면 톱으로 얼굴을 그어버리려고요. 톱으로 그으면 수술이 힘들거든요. 거의 조폭이나 마찬가지에요"


"성범죄는 요즘 들어서 나잇살 먹은 인간들이 7,8살짜리 친딸, 의붓딸을 상대로 저지르는 게 늘었어요. 예전엔 안 그랬는데. 이런 성범죄자는 인간이길 포기했다고 해서 교도소 재소자들끼리도 안 좋게 봐요. 본인들도 부끄러워서 자랑을 못하고요"


다시금 긴장감이 들었다. 만남의 행사에 나온 재소자들은 S2급이었다. 완화경비처우를 받는 이 재소자들은 춘천교도소에서 예외적인 경우였다. 이들을 보고 다른 재소자의 모습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는 교도관들의 말이 맞다는 건 나중에야 알았다.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교대로 밥을 먹으러갔다. 교도관 전용 식당에서 10분만에 후다닥 먹어치웠다. 뼈다귀 해장국이었다. 오후 1시가 되자 가족만남의 행사를 끝내고 재소자들을 버스에 태웠다. 한 재소자가 "이제 집(교도소)에 돌아가자"고 했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교도관들이 먼저 내려 자리를 지켰다. 맨몸으로 재소자들을 막는 게 아닐까 불안한 표정의 기자에게 25년차인 이두희 교도관이 점퍼 안 쪽을 보여줬다. 수갑과 권총이 달려 있었다. 걱정 말란 뜻이었다.


교도소 건물에 들어가자 재소자들이 여벌의 옷으로 갈아입고는 만남의 행사 중 입었던 옷을 물에 적셨다. 행사 때 입은 죄수복을 왜 물에 빠는 건가, 하고 의문이 들었다. 왜지?


다음주에 2편이 계속됩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