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12년 회계연도(2011년10월1일~2012년9월30일) 예산안을 내놓으면서 재정적자 감축을 둘러싼 공화당과의 ‘예산전쟁’이 시작됐다.
당장 다음달 정부부채 상한선을 상향조정하는 안이 의회에 상정될 예정인데, 공화당이 정부지출 감축이 성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부결시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정부부채 상한선이 올라가지 않을 경우 미국 정부는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놓이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4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3조7300억달러 규모의 2012년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예산안을 통해 앞으로 10년간 1조1000억달러의 재정적자를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축분의 3분의 2는 정부지출 감소로, 나머지는 증세를 통해 이뤄진다.
지출 감소 방안에는 재량지출 예산을 5년간 동결해 10년간 4000억달러를 절약하고, 국방예산을 5년간 780억달러 감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200여개의 연방정부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축소해 330억달러를 절감할 계획이다. 세수 증대를 위해 부부합산 연수입이 25만달러 이상인 가계의 세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공화당은 즉각 반발했다. 공화당은 적자 감축 규모도 충분하지 않으며,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의료보험인 메디케이드와 65세 이상 고령자를 위한 메디케어 등 복지예산을 줄이지 않은 점도 문제라고 비판했다.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당?오하이오)는 “이번 예산안은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을 더 어렵게 만들 뿐”이라면서 “너무 많이 걷고(세금), 너무 빌리며(부채), 너무 많이 쓰는(지출) 예산”이라고 지적했다.
짐 조던 공화당 연구위원회 위원장(공화당?오하이오)은 “오바마 정부는 큰 폭의 지출 감축을 원하는 국민의 메시지를 여전히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가계와 고용주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회 위원장(공화당?위스콘신)은 “오바마 대통령의 예산안을 통과시킬 바에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면서 “이 예산안은 곧 파산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공화당은 의회예산국(CBO)의 예산안 평가 후에 코커스를 통해 공식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라면서 “최소한 두달간은 수정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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