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경 기자] '콘텐츠 농장' 디맨드미디어가 미국 IT벤처 중 2011년 첫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소셜네트워크사이트 링크드인도 1분기 중 기업공개를 추진하는 등 최근 닷컴붐이냐 거품이냐 논쟁에 불을 붙인 인터넷기업들이 줄줄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디맨드미디어는 오는 25일(현지시간) 750만주를 공모해 1억2000만달러(약 134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주당 공모가는 14~16달러로 예상된다. 주간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다. 골드만삭스는 벤처캐피털 오크인베스트먼트와 함께 디맨드미디어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이번 IPO 수익 중 40%는 회사 소유주에게 돌아간다.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리처드 로젠블라트와 초기 투자자인 스펙트럼이쿼티, 더블유캐피털 등이 이번 IPO에서 300만주를 매각할 예정이다.
공모가를 고려할 때 디맨드미디어의 시가총액은 12억40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이는 2010년 3분기까지 자료로 추산한 연간 매출의 5.19배로, 뉴욕 증시에 상장된 다른 멀티미디어 업체들의 평균인 1.45배에 비해 무려 세 배나 높은 것이다.
지난 2006년 설립된 디맨드미디어는 1만3000여명의 프리랜서를 고용해 각종 웹사이트에서 필요로하는 글과 영상을 제공하는 이른바 '콘텐츠 농장' 업체다. 로젠블라트는 소셜네트워크 선발주자였던 마이스페이스의 회장을 지냈으며, 재직 중이던 2005년 언론재벌 뉴스코프에 회사를 5억8000만 달러(약 6500억원)에 매각해 화제를 모았다.
마이스페이스는 그러나 이후 가입자 수가 정체하며 적자가 누적됐고 최근에는 500명을 해고해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였다. 뉴스코프는 마이스페이스를 매각하거나 계열사에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로젠블라트는 마이스페이스 매각 뒤 투자자를 모아 디맨드미디어를 세우며 다시 한 번 주목받았으나, 금융 위기 여파로 고전하면서 인수자를 찾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하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고 있는 페이스북, 그루폰 등 '대박' 소셜미디어들도 내년까지는 기업공개를 마칠 것으로 전망돼 월스트리트에 닷컴 붐이 재연될 지에 대해서도 관심과 우려가 동시에 쏠리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마이스페이스와 경쟁하던 페이스북은 최근 골드만삭스 등에서 5억달러를 투자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500억달러(약56조원)로 평가받아 승승장구 하고 있다. 소셜커머스업체 그루폰도 최근 9억5000만 달러(약 1조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직 순익이 미미한 페이스북이 타임워너나 듀폰 등의 탄탄한 기업들보다 높게 평가받는 것은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의 불순한 '몸값 띄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민경 기자 sky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