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임시대통령 과거발언 논란
직권남용·사기·횡령 의혹도 불거져
연이은 대통령 탄핵 사태 끝에 한시적으로 국정을 맡게 된 페루의 임시 대통령이 과거 발언과 각종 의혹으로 취임 직후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특히 미성년자 조혼(早婚) 금지 법안 심의 과정에서 한 발언이 다시 소환되며 여성계와 법조계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RPP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전날 페루 국회 의결에 따라 행정부를 책임지게 된 호세 마리아 발카사르(83) 임시 대통령은 지역 변호사협회장과 국회의원 등을 지낼 당시 부적절한 언사와 범죄 혐의 등으로 문제를 일으켜 왔다.
"이른 나이 성관계, 오히려 여성 미래에 도움"…과거 발언 논란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2023년 국회에서 미성년자 조혼 금지 법안을 논의하던 중 "상대방의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다면, 이른 나이에 성관계하는 건 외려 심리적 측면에서 여성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청소년의 자발적 성관계는 어떠한 트라우마적 결과도 초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동료 의원들의 공개 비판을 받았다.
당시 페루 여성부는 "조혼을 정당화한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이번 임시 대통령 선출을 계기로 해당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시민단체와 여성계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횡령 의혹·입법 거래설까지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2019년 북부 람바예케 지역 변호사협회장으로 재직 당시 자금 횡령 등 혐의로 협회에서 제명됐고, 이후 검찰에 고발된 상태로 알려졌다.
람바예케 변호사협회는 페이스북에 게시한 성명에서 "우리는 자신의 전문직 협회에 심각한 손해를 입힌 사람이 임시일지언정 국정 운영 가능성을 갖게 된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국회에서의 임시 대통령 선출 표결 직전 발표됐다.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또 여기에 더해 파트리시아 베나비데스(57) 전 페루 검찰총장과 내통하며 입법·사법 거래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고 현지 일간 엘코메르시오는 전했다.
반복되는 탄핵…정치 불안 고착화
발카사르 임시 대통령은 중국인 사업가와의 유착 의혹으로 탄핵된 호세 헤리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약 5개월간 한시적으로 국정을 책임지게 됐다. 헤리는 2024년 디나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권력을 승계했으나 중국계 사업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이 불거지며 의회에서 축출됐다.
페루는 국회 의결만으로 대통령을 즉각 탄핵할 수 있는 구조다. 정치권 부패 의혹과 정당 간 극심한 분열이 반복되면서 2018년 이후 약 8년간 7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등 국정 불안이 상시화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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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페루는 오는 4월 12일 대선과 총선을 실시할 예정이며 새 대통령 임기는 7월 28일부터 5년간이다. 이번 임시정부가 남은 기간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선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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