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유도미사일' 항체-약물 접합체(ADC) 시장이 차세대 신약의 잇따른 출시와 적응증 확대에 힘입어 폭발적인 팽창을 거듭하고 있다. 빅파마와 중국 기업의 공세 속에서 우리 기업들의 독자 플랫폼 역시 부각되고 있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규모는 올해 210억달러(약 30조원)를 기록한 뒤, 2027년 248억달러(약 35조원), 2028년에는 285억달러(약 41조원)로 매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릴 전망이다.
빅파마들은 기존 핵심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의 특허 만료 시기가 임박함에 따라 이를 방어하고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확보하기 위해 조 단위의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으며 유망 기업 인수합병(M&A)과 파이프라인 기술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치열해지는 글로벌 패권 전쟁에서 가장 위협적인 변수는 단연 중국의 거센 부상이다. 막강한 자본력과 유연한 규제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임상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 제약사들은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글로벌 ADC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국가로 올라서며 시장 주도권 경쟁을 한층 격화시키고 있다.
한국 바이오텍 역시 생존과 글로벌 도약을 위한 전례 없는 속도전에 돌입했다. 최근 종근당이 자사 최초의 ADC 신약 후보물질인 'CKD-703'의 임상 승인을 획득하며 신약 개발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참전했고, 에이비엘바이오 역시 이중항체 기반의 ADC 신약 후보물질 'ABL209'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ADC 선도 기업으로 꼽히는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얀센에 기술 이전된 TROP2 타깃 ADC 'LCB84'의 임상 1상을 조만간 마무리하고 하반기 임상 2상 진입을 가시화하고 있다. 자체 임상 확대에 따라 급증한 연구개발(R&D)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연내 다수의 후기 단계 파이프라인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이전(BD) 성과를 도출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신흥 강자인 에임드바이오는 방대한 환자 유래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의 정밀 타깃팅 기술을 접목, 뇌종양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난치성 질환을 집중 공략하며 기존 기업들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입증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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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화이자를 비롯한 일부 빅파마들이 야심 차게 개발 중이던 ADC 파이프라인에서 예상치 못한 독성 등 안전성 문제로 임상이 난항을 겪거나 아예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부작용을 통제하고 약물 효과의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독자적 플랫폼 기술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높게 평가받고 있어 한국 바이오텍에도 여전히 기회가 열려 있는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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