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정규 기자]이번 경제위기 이후 비교적 빠르게 진행된 우리나라의 경기회복과정이 197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된 경기변동성을 배경으로 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개발원(KDI)은 10일 발표한 ‘우리나라 경기변동성에 대한 요인분석 및 시사점’에서 우리 경제는 경기변동성 축소로 인해 회복능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판단되며, 이번 경기침체 이후의 회복과정은 개선된 경기안정성과 적극적인 경기안정화 정책이 합작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향후 경기회복과정 역시 지속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변동성은 대내외적인 충격에 의해 경제성장률이 평균에서 벗어나는 진폭의 정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개인의 경제생활에서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될 때 향후 재테크나 미래설계를 하기 쉬운 것처럼, 거시경제 역시 경기변동성이 낮을수록 경제성장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0년 이후 거시경제의 안정성은 외환위기 기간을 제외하고는 지속적으로 그리고 현저히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경제의 대내외적 충격의 정도가 약해졌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충격이 지속되는 기간이 짧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우리경제의 회복력이 빨라졌다는 뜻이다.
이재준 KDI 부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 4분기에 우리의 GDP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진 이후, 1분기 만에 급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가 3~4분기째 계속 지속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으로 같은 충격에 대해 우리경제가 비교적 빨리 그것을 흡수하고 회복해나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기변동성은 국가위험도를 중심으로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된 게 사실이지만,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다. 2000~2006년 OECD국가들의 산업구조를 반영한 경기변동성의 분해 지표를 보면, 우리나라의 전체위험도는 3.64로 캐나다(0.82)·이탈리아(1.77)·영국(2.28)·프랑스(2.30)·일본(2.96) 등 보다 높게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교역재 부문에 특화되어 있는데, 이들 부문은 서비스업 및 비교역재 부문에 비해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경기변동성도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따라서 경제의 안정성을 구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교역재와 비교역재 부문의 균형 있는 구조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
KDI는 이를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정책방향은,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한 비교역재 부문의 역할은 증대시키면서 대내외 부문 간 적절한 균형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제조업에 비해 낙후된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이 향상될 경우, 경제 전체적으로 생산성 향상과 변동성 축소라는 양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과 안정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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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규 기자 k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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