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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맛집] 제철 주꾸미·간재미 입맛 유혹

미식가들 발길 잡는 ‘남광주 회무침’
낙지·새조개 샤브샤브도 별미



남녘에는 이미 봄이 왔다. 마른가지에 물이 오르고, 푸른 들풀이 녹은 땅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다. 하지만 코끝을 싸하게 하는 찬바람이 완전히 꼬리를 감춘 것은 아니다.

환절기다. 계절과 계절이 바뀌는 요즘에는 자칫 입맛을 잃기 쉽다. 빠른 기후 변화에 생체리듬이 따라가지 못하는 탓이다.
 
이런 환절기에 달아나는 입맛을 붙잡는데는 뭐니해도 담백한 음식이 최고다. 여기에 영양까지 보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남도의 풍성한 먹거리가 전국의 미식가들 입맛을 사로잡는다.

요즘 주꾸미, 새조개, 간재미가 제철이다. 거기에 낙지, 멍게, 병어 등이 즐비하다. 식당마다 미식가들로 북적되고 있다. 싱싱한 생선이 매일 새벽 공판이 이뤄지고 있는 광주의 대표적인 남광주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시장통에서는 상인들과 생선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왁자지껄하다.
"자~ 싱싱하고 맛있는 쭈꾸미 사세요."
"아줌마 이거 정말로 싱싱하거든 싸게 줄땡께 사가시요."
사람냄새가 나는 전형적인 어물전이다.

싱싱한 남도 해산물 매일 직송

시장통을 한참 구경했더니 배속에서 ‘꼬르륵 ~꼬르륵’ 요동을 친다.
고개를 돌리자 ‘맛을 자랑하는 남광주 회무침’ 식당 간판이 보였다. 일단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대여섯 명이 자리에 앉아서 무엇인가 맛있게 먹고 있다.
사람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딱 4개다. 비좁은 공간이지만 맛은 일품이라는 것이다.
주꾸미, 새조개, 간재미무침, 병치회, 싱싱한 낙지가 손님들의 식탁에 놓여 있다.
먹고 있는 모습을 보자 입가엔 군침이 돌기 시작했다.

일대 골목길에서 솔찬한 술집이나 밥집을 찾아내는건 어렵지 않다. 장사야 예전만 못하지만 손맛 시들지 않은 음식의 장인들이 그 바닥을 쉬 떠나지 못한 탓이다.

10평도 채 되지 않는 작고 허름한 선술집이다. 사시사철 간재미 요리가 올라온다.
서해안 태안반도 간재미가 최고라지만 남도에서는 진도 앞바다에서 건져 올린 간재미를 제일로 쳐준다.

이곳 남광주 회무침 식당에는 진도에서 간재미가 올라온다. 싱싱한 활어인지라 겉에 붙은 곱을 씻고 말 것도 없다. 껍질 벗겨내고 무른 뼈까지 썰어 낸 뒤 배ㆍ무채에 미나리, 다진 고추, 사과식초를 넣고 고추장에 조물조물 버무려낸다.

진도에서 막 올라온 간재미 무침 미식가들 군침

첫 맛은 새콤하나 부드러운 속살은 쫄깃하다. 미나리가 상큼하고 배ㆍ무채는 달큼하다. 오독오독 씹히는 무른 뼈는 씹을수록 고소하다. 둘이 앉아 소주 서너병이 '후딱'인데도 회무침 한 접시가 아직도 넉넉하다.
 
다음은 새조개다. 새조개는 한마디로 발이 달린 조개다. 이 발을 이용해 날아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고 두툼한 이 발을 먹는다. 서해안에서도 나지만 크기가 작고 살이 얇아 벌교, 여수, 순천의 뻘에서 잡히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이 집 새조개는 매일 새벽 직송돼 상에 오른다. 일명 새조개 샤브샤브다. 국물에도 비결이 있다. 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서 먹는다. 간간이 미나리, 팽이버섯, 대파 등을 함께 익혀 먹으면 새조개의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한결 산다.

새조개와 주꾸미 샤브샤브를 다 먹고 나면 그 국물에 수제비를 얹어준다. 주인장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서 국물에 넣는데 이 또한 일품이다. 새조개는 12월에서 이듬해 5월 말까지만 맛볼 수 있다.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구수한 주꾸미 봄맛 잔치가 시작된다. 잔치판의 주인공은 쫄깃쫄깃 오동통한 주꾸미이다. 지금부터 4월 중순까지 쭈꾸미를 무치고 굽는 냄새가 진동해 입 안 가득 맑은 침을 고이게 한다.

주꾸미는 생김새가 낙지와 비슷하다. 하지만 몸집이 더 작고 다리도 짧다. 전체 길이는 길어야 20㎝ 남짓이다. 쭈꾸미는 3~4월이 제철이고 맛도 좋다. 주꾸미 샤브샤브도 맛을 더한다.

주꾸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알. 미식가들은 주꾸미 알을 봄철 최고의 별미로 친다. 봄 주꾸미 머리(몸통)에 잘 익은 밥알과도 같은 알이 들어 있다. 때문에 바닷사람들은 이를 '주꾸미 쌀밥'이라고도 부른다. 몸통을 잘라 통째로 입에 넣어 씹으면 마치 찰진 쌀밥을 씹는 느낌이다. 또 하나의 미식 포인트는 먹물. 방어 수단인 먹물이 숙취 해소에는 그만이다.
 
미나리ㆍ부추 등의 야채와 주인장의 손맛이 밴 양념장에 버무려진 낙지는 호남의 또 다른 맛을 느끼게 해준다. 향긋하면서도 매콤한 맛은 반가운 이들과 함께 기울이는 소주 맛까지 달게 만든다.

산 낙지도 별미다. 한 젓가락 집으면 접시까지 달고 올라올 정도로 힘이 넘친다. 입에 들어가서도 저항을 멈추지 않는 놈들이 전하는 쫀득함은 농부님네들이 지친 일소에게 왜 낙지를 먹이는지 알게 해준다.
 
이곳 남광주 회무침 식당은 진하게 땀 흘리고 선술집서 왁자지껄 떠드는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딱이다. 간재미무침, 병치회무침을 전문으로 한다. 특히 간재미 무침은 광주에서 손에 꼽을 만큼 알아주는 집이다.

20여년동안 식당을 운영해온 주인장 최완심씨는 "매일 아침 남광주시장에서 생물을 가져와 음식을 만든다"면서 "우리집에 오면 신선하게 믿고 먹을 수 있어 많은 손님들이 찾아오고있다"고 말한다.

회무침은 입맛에 따라 좀 더 새콤 매콤하게 먹을 수 있다. 손님들 식성에 따라 주인장이 직접 맛을 조절해준다. 이곳에서는 시제나 제사 상차림도 한다. 제사 상차림 가격은 23만~80만원이다. 영업시간은 24시간이다.
 
남광주 회무침은 보통 3만, 4만, 5만원이면 4명이 앉아서 넉넉하게 먹을 수 있다.
문의=062=223-6040. 010-8727-1944

광남일보 노해섭 기자 nogary@gwangnam.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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