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 5만원대'…졸업시즌 어쩌나

장미값 2배↑…한파에 공급량 줄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꽃시장에서 고객이 꽃을 구매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꽃값이 올랐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너무 비싸네요. 생화는 최소 5만원이라고 해서 못 샀어요. 그렇다고 졸업식을 그냥 넘어갈 순 없어서 인터넷으로 좀 더 저렴한 곳이 있는지 알아보려고요."

코로나19 여파로 졸업식이 2월에서 1월로 당겨지면서 꽃다발 가격이 치솟고 있다. 장미 가격이 2배가량 올라 최소 5만원 이상은 지불해야 졸업식에 가져갈 수 있는 꽃다발 하나를 챙길 수 있게 됐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만난 상인 조모씨는 "꽃값이 비싸니까 손님들이 뚝 떨어졌다"며 "옛날 같았으면 졸업식 시즌엔 꽃을 사려고 줄을 섰는데 손님이 아예 없다"고 한숨쉬었다. 꽃다발에 사용하는 절화는 줄기와 잎을 잘라내 1주일을 채 못 견디기 때문에 사입해 놓고 팔지 못하면 상인들의 적자로 돌아온다. 코로나19 이후 일반 가정에서 소비하는 꽃이 줄어들며 상인들은 사입량을 계속 줄여왔고, 여기에 한파로 공급량까지 줄며 가격이 급등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10일 서울 양재동 aT화훼공판장에서 경매된 장미 절화(자른 꽃) 1속(10송이)의 평균단가는 1만4884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장미 1속의 평균 단가가 8176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배가량 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이에 따라 소매 꽃집에선 기존 3만원대 꽃다발이 5만대로, 5만원대 꽃다발은 7만원대로 올랐다.

꽃값이 연초부터 급등한 이유는 수요는 늘고 공급은 줄었기 때문이다. 2월 초순에 열리던 졸업식이 대부분 앞당겨져 1월 꽃 수요가 급증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전국 5800여개의 초·중·고 졸업식 일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월 말에서 1월14일까지 졸업식을 하는 곳은 2200여 개교로 40%에 가까웠다. aT화훼공판장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국내 생산량이 일시적으로 줄어들었다"며 "해외에서도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인력난 등으로 농장이 문을 닫고 있어 수입량이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여기에 졸업식 꽃 수요가 폭증하면서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30년 동안 꽃장사를 해왔다는 김모씨는 "예전에 비해 꽃 공급이 줄었고 가격도 올라 재고를 많이 가져다 놓을 수 없다"며 "졸업 시즌을 기대했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모처럼 가게를 찾은 손님들도 한참 고민하다 빈손으로 떠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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