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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의 폭격]환율 쇼크에 비상 걸린 항공·철강사들

수정 2022.09.07 07:37입력 2022.09.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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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수입 대금 지불 더 많은 원화 소요
외화 차입금 비중 높아 수익성 악화 불가피
환율 상승으로 철강제품 판가 인상 고려

편집자주최근 전 세계적인 ‘킹달러’ 흐름 속에서도 원화의 낙폭이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외환보유고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국가 경제 비상시 대외 지급결제와 위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판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감소세로 전환하면서 외환보유액 규모에 대한 적절성 논란이 심화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국제결제은행(BIS) 등 주요 기관이 추정한 적정 외환보유고에 미달한다는 입장과 지금의 강달러 현상은 글로벌 공통인 만큼 과거 1997년 외환위기와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각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적정 외환보유액을 둘러싼 찬반 입장을 들어봤다.

[킹달러의 폭격]환율 쇼크에 비상 걸린 항공·철강사들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서 점차 벗어나면서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 하네다로 향하는 항공기(OZ1085)가 이륙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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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유현석 기자] 환율 상승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조만간 달러당 1400원대까지 오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원자재를 달러로 수입해오는 철강, 항공은 이미 환 관련 손실을 감내하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대대적인 대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4대 그룹들도 투자금액이 커지면서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환율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항공업계와 철강업계가 대표적이다. 환율변동을 우려해 환헤지(위험회피)를 기본적으로 가입하고 있지만,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피해 규모 역시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사들은 일반적으로 항공유와 리스비 등 외화로 결제하는 비중이 높아 환율 변화에 대해 민감하다. 특히 외화 지출이 외화 수입보다 많고 외화 차입금 비중도 높아 환율 상승이 나타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급등했던 유가가 최근 들어 하락하면서 항공유의 가격도 내리고 있지만, 환율이 높아지면서 효과를 못 보고 있는 상태다. 2분기 기준 대한항공은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약 350억원,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의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는 규모가 큰 항공사일수록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크다고 강조한다. 대형항공사일수록 외화 차입금이 크기 때문에 지급해야 되는 금액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저비용항공사(LCC)가 더 부각되는 부분이 있지만 환율 영향은 대형사가 더 큰 크다"며 "부채 규모가 크거나 운영하는 항공기단의 규모가 클수록 외화를 더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코로나19 여파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의 특성상 여러 외부적인 상황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현재 여객이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과 경기 침체 등도 겹치면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킹달러의 폭격]환율 쇼크에 비상 걸린 항공·철강사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철강업체들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환율로 인해 이점이 반감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제품 수출로 수입 비용 인상을 만회하고 있지만 아직 내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수익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특히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원자재 수입에 쓰는 '내추럴 해지(Natural Hedge)'를 하고 있지만, 원자재 수입 대금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원화가 소요되기 때문에 달러 환전으로 인한 유동성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철강사들은 환율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어 산업계 전반에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7월 포스코그룹은 환율, 금리, 물가 등 '3고' 영향에 따라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구매비용이 늘어날까 정유, 화학사들도 걱정이 크다. LG화학은 상반기 보고서를 통해 환율 10% 상승 시에 1669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환율이 5% 오를 경우, 302억원의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환율 상승폭 확대로 인한 환 관련 손실 등이 늘어나면서 3200억원 수준의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바 있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대규모 해외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가만히 앉아서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삼성과 SK를 포함한 국내 4대 그룹이 최근 밝힌 대미 투자 금액은 700억달러로, 한화로 약 94조원에 달한다. 연초 환율 기준으로는 84조원 수준이었는데 환율 상승으로 10조원이나 늘었다.


[킹달러의 폭격]환율 쇼크에 비상 걸린 항공·철강사들


반면 달러를 벌어들이는 수출 비중이 높은 반도체·자동차·조선업 등은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한다. 그중에서도 완성차 업체는 환율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하는 완성차를 해외에 수출해서 파는 만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영업이익 증가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2조97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환율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 서강현 부사장은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판매 믹스 개선 및 인센티브 축소, 우호적인 환율 환경 등의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2분기 기준 원·달러 환율 5% 상승 시(원화가치 하락) 순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311억원으로, 기아는 10% 변동 시 3115억원으로 추정했다. 실제 호실적을 기록한 2분기에 현대차는 약 6000억원을 기아는 5090억원의 환율 효과를 봤다.



선박 거래가 달러로 이뤄지는 조선업계도 달러가 오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한국조선해양은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3분기부터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당초 조선 부문 흑자를 4분기 정도로 예상했는데 3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킹달러의 폭격]환율 쇼크에 비상 걸린 항공·철강사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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