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플레 하락…소비자 이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로 인한 비용 부담의 약 90%가 미국인과 미국 기업에 전가된다는 보고서를 발표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을 백악관이 맹비난했다.
18일(현지시간)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CNBC에 출연해 "부끄러운 내용"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Fed) 역사상 최악의 보고서"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보고서를 작성한 사람은 마땅히 징계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2일 발표한 뉴욕 연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관세 비용의 94%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전가됐다. 9~10월 관세 비용은 92%가, 11월 관세 비용은 86%를 미국 기업과 소비자가 부담했다. 고율 관세를 "수출 업체가 부담할 것"이라고 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결과다.
해싯 위원장은 뉴욕 연은 연구원들이 "경제학 1학기 수업에서도 받아들여지지 않을 분석에 근거해 매우 편파적인 결론을 내놓았고, 이로 인해 많은 뉴스거리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또 해당 보고서가 가격 변화만 살펴보고 무역량 변화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에만 주목했고, 수입량 감소와 미국 생산량 증대 효과는 간과했다는 것이다. 그는 "물론 우리는 중국에서 물건을 수입하지만, 미국에도 물건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있고 가격은 조금 더 비쌀 수도 있다"며 "만약 우리가 이 물건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와 수요를 창출한다면 중국에 타격을 주고 미국의 임금을 인상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싯 위원장은 관세 정책이 미국의 경제 활동을 회복시키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가격이 내려갔고 인플레이션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락했다. 수입 물가는 지난해 상반기에 크게 떨어졌다"며 "관세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그는 실질임금이 지난해 평균 1400달러(약 203만원)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해싯 위원장은 한때 차기 Fed 위원장 유력 후보에 꼽혔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다. 그의 이날 발언은 미 연방대법원이 관세 정책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가운데 정책의 정당성과 효과를 강조하는 취지로 보인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대 화두인 '생활비 부담' 문제가 실질 임금 상승으로 상쇄됐다는 주장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지금 뜨는 뉴스
그러나 해싯 위원장의 이러한 주장은 뉴욕 연은 보고서뿐 아니라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 결과와도 상반된 내용이다. 지난달 독일 킬 연구소는 관세 전가율이 96%에 달한다고 발표했고,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94%로 분석했다. 초당파 싱크탱크 '조세재단'은 관세 인상으로 지난해 미국 각 가정에 평균 1000달러 정도 세 부담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는 1300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