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첫 방송 앞두고 예고편에 논란 확산
세계 최초로 만 15세 이하 지원자만을 받는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가 '아동 성 상품화' '아동 학대' 등 거센 비판을 받은 걸그룹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 피프틴(under 15)'의 방송사 MBN이 “방영 여부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MBN 21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사회 각계각층의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프로그램 세부 내용은 물론 방영 여부 등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 뒤 조만간 본사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알렸다.
프로그램은 '만 15세 이하 K팝 발굴 세대교체 오디션'이라는 타이틀을 내 걸고, 15세 이상 소녀만 지원받았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을 선보였던 서혜진 PD가 설립한 크레아 스튜디오가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티저가 공개된 후, 중학생 이하 어린 학생들만 모아 걸그룹 데뷔 경쟁을 시키고, 미디어에 노출하며 평가받도록 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전 세계 70여 개국 만 15세 이하 소녀 중 인종과 국적, 장르를 불문하고 선별된 59명 신동이 참가했다. 티저 영상에는 지원자의 나이가 적혀있고, 노출이 있는 의상으로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이 담기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원자의 프로필과 함께 바코드 디자인도 포함됐다. 이를 두고 미성년 성 상품화 논란까지 제기됐다.
여성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비영리 단체인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0일 성명을 내어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언더 피프틴’ 방송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에스엔에스를 통해 공개된 프로그램 홍보 영상에는 성인 걸그룹처럼 성적으로 어필하는 표정으로 한 미성년자가 크롭티 등 노출 차림으로 퍼포먼스를 펼친다”며 “아동 자신의 개성과 재능을 펼쳐 보이는 대신 어른의 시선과 욕구에 맞춰 재능을 부리는 것은 아동의 재능을 존중한 권리 표출의 기회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21일 입장문을 내어 해당 방송 철회를 요구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에 어린이·여성 출연자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전교조는 “언더 피프틴의 ‘케이팝 신동 발굴’이라는 허울 좋은 껍데기는 여성 어린이들의 외모와 능력을 하나하나 뜯어보며 경쟁시키고 평가하는 것에 대한 죄의식을 마비시키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더 악질적”이라 덧붙였다.
'언더 피프틴' 제작진은 두 차례에 걸쳐 "참가자들이 길게는 장장 6개월 넘게 쏟아 온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바"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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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아 스튜디오는 “참가자들은 모두 본인의 참여 의사 확인 및 보호자들의 동의를 받고 프로그램에 지원했으며 의상 및 스타일링 역시 참가자 보호자와 상호 적극적인 논의 과정을 거쳐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직 첫 방송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러 논란이 불거지면서 어린 참가자들부터 보호자들까지 극심한 충격과 상처를 받고 있다”며 “참가자들이 길게는 6개월 넘게 쏟아 온 땀과 노력이 헛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크레아 스튜디오는 22일 유튜브 채널에 1화 일부를 공개한 상태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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