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오는 31일 예정대로 공매도를 전면 재개한다. 개별 종목에 과도한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5월 말까지 2개월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도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열린 임시금융위원회에서 예정대로 이달 말 공매도를 전면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판 뒤 주가가 내려가면 이를 되사 갚음으로써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금지 직전 350개로 제한됐던 공매도 가능 범위는 앞서 예고한 대로 모든 종목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전 종목 재개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확산 초기인 2020년3월 이후 약 5년 만이다.

86%가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완료
오는 31일부터 기관투자자는 무차입공매도를 방지하기 위한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기관·법인 투자자는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한 경우에만 공매도가 가능하다. 증권사는 사전에 이를 확인한 기관 및 법인 투자자에 대해서만 공매도 주문을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는 이날 기준으로 과거 공매도 거래량의 85.6%에 해당하는 83개 잠정 기관투자자가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를 완료하고 31일부터 공매도를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거래소 중앙점검 시스템(NSDS)은 개발이 완료돼 이달 모의 가동 중이다. 이날 기준 모건스탠리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IB와 국내 대형 증권사를 포함해 21개 기관투자자가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자체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모의 가동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공매도 금지전 공매도 거래량의 약 81%에 해당한다. 또한 62개 잠정 기관투자자(공매도 거래 비중 4.6%)는 차입한 증권을 계좌에 입고한 후 공매도 주문을 내는 사전입고 방식을 채택해 무차입공매도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현재까지 테스트 결과 위반거래(모의사례) 적출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격 보완 완충장치...두달간 과열종목 지정 확대
다만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에 따라 일부 개별 종목에서 변동성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를 완충하기 위해 5월31일까지 2개월간 단계적, 한시적으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평시에 비해 공매도가 급증한 개별 종목을 상대로 다음날 공매도를 제한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4월 한달간 당일 공매도 대금이 2배로 증가한 경우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이 20% 이상일 때, 5월 한달간 25% 이상일 때로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30%였다. 코스닥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대금 증가율 요건 역시 기존 5배였던 것을 4월에는 3배, 5월에는 4배로 완화해 운영한다.
이 경우 월평균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건수는 기존 코스피 17.8건, 코스닥 52.8건에서 4월에는 약 2배 수준(코스피 35.9건, 코스닥 112.3건), 5월에는 약 1.3배 수준(코스피 23.8건, 코스닥 71.2건)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제도개선 살펴보니...고의적 무차입공매도 처벌 강화
금융위는 공매도 재개에 앞서 기관투자자가 주로 이용하는 대차거래와 개인투자자 대상 대주서비스의 공매도 거래조건도 통일한 상태다. 공매도 목적 대차거래의 상환기간은 90일, 연장을 포함해 최장 12개월이다. 개인투자자 대상 대주서비스의 담보비율 또한 대차거래와 동일한 수준인 105%로 인하된다.
이와 함께 공매도 재개 이후 발생한 고의적 무차입공매도에 대해서는 형사처벌을 강화했다. 벌금형은 부당이득액의 기존 3~5배에서 4~6배로 상향된다. 부당이득액이 5억원 또는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징역 가중처벌이 도입된다. 또한 유상증자와 마찬가지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역시 발행 계획이 공시된 이후 전환가액· 행사가액이 결정되기 전까지 공매도를 한 투자자의 취득을 제한한다.
이밖에 무차입공매도와 불공정거래에 대해 금융투자상품 거래 제한, 임원 선임 제한 및 계좌 지급정지를 도입하는 제재수단 다양화는 오는 4월23일 시행될 예정이다. 현재 관련 하위법령이 입법예고를 마치는 등 개정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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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는 "공매도 재개까지 남아있는 기간 철저한 무차입 공매도 방지 조치 구축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시장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불공정거래 차단을 위한 시장감시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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