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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나쁘면 월급 줄어, 저녁 먹고 다시 나가 배달"…'투잡' 뛴 건설 근로자 3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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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경 시설물 설치 공사 업체에서 근무하는 윤진혁씨는 저녁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다만 한정된 시간에 일하기 위해 플랫폼 중심의 비정기 부업이 늘면서 근로의 질이 나빠질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소다.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건설업 등은 근로 조건의 질이 높지 않은데 소득 보전을 위해 투잡을 뛰려면 더 안 좋은 조건으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며 "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는 시간보다 이런 현상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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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보전 위해 부업 택한 사람들
건설업 33.65% 늘어 7.79%P↑
숙박 및 음식점업은 16.8% 증가
"더 좋지 않은 근로조건 우려해야"

"경기 나쁘면 월급 줄어, 저녁 먹고 다시 나가 배달"…'투잡' 뛴 건설 근로자 3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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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경 시설물 설치 공사 업체에서 근무하는 윤진혁씨(32)는 저녁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퇴근한 뒤 집에서 식사하고 오후 6~7시 사이에 나가 세 시간 정도 뛰는 식이다. 이 경우 쥘 수 있는 돈은 하루에 5만원 남짓. 한 달 동안 주중에 배달하게 되면 100만원 넘는 돈을 부수입으로 얻을 수 있다. 윤씨는 "월급으로만 생활하기가 벅차 투잡을 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씨가 받는 월급은 350만원 정도로 최저임금은 아니다. 다만 건설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 특성상 요즘처럼 현장 일이 줄어들면 월급도 쪼그라들게 된다. 윤씨는 "매달 내야 하는 월세와 아이 양육비 등 고정 지출이 많고, 물가가 뛰면서 각종 생활비가 늘었다"며 "버는 돈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지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고 토로했다. 이 말을 하던 윤씨는 애써 웃어 보였지만 어두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경기 나쁘면 월급 줄어, 저녁 먹고 다시 나가 배달"…'투잡' 뛴 건설 근로자 34% 급증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건설 현장에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소득 위해 부업 택한 건설· 숙박음식업 종사자

윤씨처럼 경기 영향을 받는 업종에서 일하는 이들이 부업으로 소득을 보완하는 사례는 늘어나고 있다. 10일 아시아경제가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올해 1월 기준 21개 업종 중에 ▲건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도매 및 소매업 ▲농업, 임업 및 어업 등에서 종사자의 부업 경험 사례가 늘었다. 업종별 종사자 중 '지난주 부업 여부' 항목에서 '있었다'고 답한 이를 추려내 합한 결과다.


건설업 종사자 중 부업을 경험한 사람은 2만9862명으로 전년 동월(2만2308명) 대비 33.65% 급증했다. 작년 1월에 같은 기준으로 증가율이 25.86%였던 것과 비교하면 한 해 사이 7.79%포인트나 뛴 것이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 특성상 최근 건설 한파와 내수 부진 등이 계속되자 줄어든 소득을 메우려는 이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숙박 및 음식점업 종사자 수도 같은 기준으로 3만6240명에서 4만2328명으로 늘어나 증가율이 16.80%에 달했다. 지난해 1월(37.81%)보다는 증가폭이 둔화하긴 했지만 두 자릿수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농업, 임업 및 어업(2.48%)과 도매 및 소매업(1.73%)의 경우 한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해 두 자릿수로 늘어난 전년보다는 증가폭을 줄였다.


연간으로 봐도 지난해 숙박 및 음식점업(24.19%)과 건설업(23.38%)의 경우 전년 대비 부업을 한 종사자 증가세가 20%대로 두드러졌다. 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16.48%)과 도매 및 소매업(13.75%), 운수 및 창고업(10.03%) 등 여러 업종에서 부업을 한 종사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5000만원씩 된다고 해도 이건 정부와 기업도 포함되는 것이고 1인당 평균치"라며 "모두가 그만큼 소득을 번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 대비) 소득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있으니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라며 "요즘 배달 등의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는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기 나쁘면 월급 줄어, 저녁 먹고 다시 나가 배달"…'투잡' 뛴 건설 근로자 34% 급증

"더 안 좋은 근로 조건으로 투잡…우려 요소"

올해와 내년에도 경기 전망이 어둡다 보니 부업으로 소득을 메꾸는 사례는 많아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률이 각각 1.5%,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데다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면서 올해 성장세가 약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통상 정책 등으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소득 상황이나 가능 시간에 맞춰 유동적으로 부업을 택하는 현상도 뚜렷해질 수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2023년 발표한 근로환경조사에서 응답자(560명)의 65.9%는 비정기로 부업을 한다고 답해 정기적으로 한다는 답변(26.6%)보다 많았다. 2020년 같은 조사에서 비정기(48.7%)와 정기(45.7%) 답변 비중이 비슷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정기 선호가 뚜렷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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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정된 시간에 일하기 위해 플랫폼 중심의 비정기 부업이 늘면서 근로의 질이 나빠질 수 있는 점은 우려 요소다. 노세리 한국노동연구원 기획조정실장은 "건설업 등은 근로 조건의 질이 높지 않은데 소득 보전을 위해 투잡을 뛰려면 더 안 좋은 조건으로 일자리를 구해야 한다"며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는 시간보다 이런 현상이 더 빠르게 늘어나는 것은 대비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세종=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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