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소비 회복 지연에 실적 부진
신흥 강자 핀둬둬 등장에 위기감 고조
최근 전자상거래 부문 수장을 경질하며 교체한 중국 알리바바가 주요 사업 매각설에도 휘말렸다. 중국의 소비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탓에 실적이 부진한 데다가, 핀둬둬(PDD홀딩스) 등 신흥 경쟁자의 급부상에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중국 제일경제신문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이 식료품 유통 플랫폼 허마와 배달 서비스 플랫폼 어러머를 매각한다는 소문이 이날 시장에 확산됐다. 최근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의 총책임자까지 맡게 된 우융밍 알리바바 그룹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경영 계획을 수립 중이며, 그 일환으로 허마 매각과 어러머 지분을 매각하고, 동영상 플랫폼 요우쿠를 영상 부문 계열사인 알리바바퍽처스와 합병하는 것까지 고려 중이라는 내용이 골자다.
알리바바 측은 이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곧바로 부인하고 나섰다. 허마 역시 "사실이 아니며, 올해도 매장을 지속해서 오픈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허마는 오랜 기간 준비 중이던 기업공개(IPO)를 철회하며 경영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우려를 낳은 바 있다. 이어 어러머 등 다른 사업 부문에서도 매각설 등은 가짜뉴스라는 해명을 내놨다. 어러머의 경우 중국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틱톡)이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구체적인 소문까지 떠돌았지만, 양사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한 상태다.
알리바바 그룹은 최근 중국의 경기 침체와 급변하는 시장 질서에 중심축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날 그룹은 우융밍 CEO를 회사 주력 플랫폼 사업인 타오바오와 티몰 등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 총책임자에 앉혔는데, 기존 책임자인 다이산 CEO에 사업 부진의 책임을 묻는 사실상 '경질'이었다는 평가를 낳았다.
지난 5월부터 타오바오와 티몰 회장직을 맡고 있던 우 CEO는 지난 9월 장융의 뒤를 이어 그룹 CEO 자리까지 올랐다. 최근에는 장융 전 CEO가 예상치 못하게 내려놨던 클라우드 인텔리전스 그룹의 회장 겸 CEO 대행도 겸임하고 있다. 이번 매각설은 회사 요직에 앉게 된 우 CEO가 전반적인 경영 전략을 새로 짜게 될 것이라는 추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가장 시장 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꼽혔던 알리바바는 최근 설립한 지 8년 된 신생기업 PDD홀딩스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내놓은 상태다. PDD홀딩스의 미국 상장 주식은 올해 들어 80% 이상 상승, 지난달 30일 기준 1958억달러(약 255조3232억원)를 기록하며 알리바바(1905억달러)를 추월했다. PDD홀딩스는 저가 상품 위주 전자상거래 기업 핀둬둬와 해외 쇼핑앱 테무를 전개하고 있다. 지난 3분기 매출 증가율이 94%에 달했는데, 같은 기간 알리바바 매출은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베이징=김현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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