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전월 대비 급감
고금리 장기화, 대출 축소에 부담감 커져
매물 쌓이면서 집값 회복세도 둔화
고금리 장기화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부가 대출 지원 축소하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에 찬바람이 분다. 10월 아파트 거래량은 연초 수준으로 급감했고, 매물은 역대 가장 많은 8만건 수준으로 쌓였다. 집값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락 전환한 자치구도 나오는 실정이다.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 건수는 전날까지 2144건을 기록했다. 부동산 매매 신고기한은 계약일로부터 30일인데, 9월의 경우 10월17일까지 신고된 건수가 3085건, 8월은 9월17일까지 3489건이 신고된 바 있다. 같은 기간 7월 거래량은 3213건이었다. 10월 건수를 7~9월과 비교하면 1000건 이상 떨어진 셈이다.
이에 이달 말까지인 신고기한을 꽉 채워도 10월 거래량이 3000건을 넘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각에서는 2월(2454건) 이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집값 급락기이던 지난해 10월 558건까지 떨어졌지만, 정부가 대대적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1월 1000건, 2월 2000건, 4월 3000건대를 회복했다. 그런데 급속히 늘던 거래량이 10월 다시 연초 수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거래냉각의 주요인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담감이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며 고금리 장기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가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주택에 해주던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하면서 매수세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거래가가 전고점의 80% 이상에 이르면서 자칫 "상투를 잡을 수 있다"는 심리적 우려도 커진 상황이다.
집값 회복에 매도를 원하는 집주인은 늘어났는데, 거래는 오히려 감소하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때 8만건까지 쌓였다. 전날 기준 7만8519건으로,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8월 6만9000건대와 비교하면 1만건가량 차이가 난다.
매물이 쌓이자 자연스레 서울 아파트값 회복세도 주춤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둘째 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0.05%로 한달 전(0.09%)에 비해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선호 단지 및 정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단지 위주로 간헐적인 거래가 유지됐다"면서도 "매수자와 매도자 간 희망 가격 격차로 거래 심리가 위축되는 등 전체적으로 관망세를 보이면서 지난주의 상승 폭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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