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韓 배터리 없이 못달리는 美 전기차…'中 배터리 고립' 힘든 이유 3(종합)

시계아이콘02분 18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①중국 이미 밸류체인 장악…광산·제련공장 짓는데만 7년
②내수·유럽 시장 열려 있고 북미 못지않게 커
③美 3대 완성차와 손잡은 韓배터리…원료는 중국서 90% 수입

韓 배터리 없이 못달리는 美 전기차…'中 배터리 고립' 힘든 이유 3(종합)
AD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미국이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은 중국·러시아 등 산업·안보 분야에서 패권 다툼을 하는 국가를 철저히 배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특히 차세대 첨단 산업인 배터리 분야에서는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을 옥좨 고립시키겠다는 포석이 깔려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이같은 전략이 실패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IRA는 '우려 국가'의 전기차 배터리 광물이나 부품이 포함되면 세액 공제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IRA는 알루미늄, 흑연, 리튬, 니켈 등 배터리 광물이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되거나 북미 지역에서 재활용된 광물이어야 최대 지원금의 절반(3750달러·약 491만원)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조건 비율은 당장 내년 40%로 시작해 2027년까지 80%로 늘려야 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등 주요 배터리 부품을 북미 지역에서 제조 혹은 조립해야 절반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2023년 50%에서 2024~2025년에는 60%, 2026년 70%, 2027년 80%, 2028년 90%, 그 이후엔 100%까지 미국 내 제조 비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의 중국 배터리 고립 전략의 영향이 미국 등 북미 지역으로 국지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중국이 이미 배터리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대부분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 배터리 협력을 지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배터리 밸류체인 장악한 中…제련공장 짓는데만 7년

미국의 배터리 고립 전략이 통하기 힘든 이유 첫번째는 중국이 배터리에 쓰이는 채굴부터 광물의 제련·가공 분야에서도 글로벌 시장 대부분을 흡수한 상태라는 데 있다. 중국은 흑연을 제외하면 배터리에 필요한 광물을 자국 내에서 채굴하지는 않지만 아프리카와 남미 등 주요 해외 광산 채굴권을 확보한 상태다. 이를 다시 자국 내 공장으로 가져와 배터리 소재 화합물로 생산하고 있다. 가공·제련 분야에서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소재별로 50~70%에 이른다. 미국 정부나 기업이 북미나 남미에 채굴과 제련 공장을 '뚝딱' 만들 수도 없다. 배터리 정보업체 벤치마크미네랄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배터리 소재 광물을 생산하는 광산과 제련공장을 짓는 데 7년 가량이 소요되고 배터리 공장을 짓기까지는 2~3년이 소요된다. 미국이 광물의 채굴부터 제련까지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의미인데 IRA는 당장 내년부터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우고 있다.


두번째는 북미 못지 않게 큰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 중국을 철저히 배제한다해도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성장세와 내수시장의 규모가 북미를 능가한다. 중국 전기차 시장은 2030년 전 세계 시장의 약 57%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전년 대비 167% 성장해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은 9%까지 올랐다. 올해에는 12%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2030년에는 5489만대로 전기차 침투율이 57%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韓 배터리 없이 못달리는 美 전기차…'中 배터리 고립' 힘든 이유 3(종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韓 배터리 없이 못달리는 美 전기차…한국의 中 원료 의존도는 90%↑

세번째는 미국 3대 완성차 업체와 모두 손잡은 한국 배터리 업체들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GM·포드·스텔란티스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국내 완성 배터리셀 업체는 물론 포스코케미칼·에코프로비엠 등 소재기업들과도 북미 현지에서 조단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대부분 원료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 남미와 아프리카, 동남아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한다지만 중국을 완전히 배제한 체 배터리를 만들 수가 없을 정도로 의존도가 심한 상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양극재의 원료가 되는 전구체에 들어가는 산화텅스텐, 수산화칼슘, 수산화망간 등의 원재료 수입액은 19억9512만달러(약 2조3500억원)였다. 이 중 92.8%인 18억5081만달러(약 2조1800억원)를 중국에서 수입했다. 또 다른 양극재 소재인 산화코발트, 음극재 핵심 소재인 인조흑연의 중국 의존도는 각각 63.9%와 67.0%로 나타났다. 3대 배터리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 원재료 역시 중국 의존도가 60.8%에 달했다.


AD

여기에 배터리 제조 기업들은 연구, 생산 분야에서도 중국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제조 뿐 아니라 배터리 분야와 관련한 수많은 기관과 대학 등 연구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RA 내용중 부품은 완성품 생산 공장을 현지에 짓고 있어 큰 무리 없는 상태다. 광물 분야에서는 채굴, 제련·가공 국가 등 어떤 세부 기준을 세우느냐에 따라 중국 고립 전략은 궤를 달리할 것으로 보이지만 '용두사미'로 끝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박정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의 배터리 분야 중국 '고립 전략'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원료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미국에 외교력을 발휘해 세부 법령을 유리하게 가져가거나 예외 적용 등을 받아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