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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혐오·폭력 일삼는 방송 문화 바꿔야" '보니하니' 방송 중단에도 비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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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보니하니'서 남성 개그맨, 미성년자 출연자 폭행·성희롱 논란
EBS 측 "프로그램 잠정 중단·출연진 전면 교체"
전문가 "상하 관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피해 주장하기 어려워"

"여성혐오·폭력 일삼는 방송 문화 바꿔야" '보니하니' 방송 중단에도 비판 여전 EBS '보니하니'에서 남성 출연자가 청소년인 여성 출연자를 향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논란이 불거졌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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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다른 출연자를 향해 폭력적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심각한 폭력 아닌가요?"


EBS '보니하니'에서 남성 출연자가 미성년자 MC 채연을 상대로 성희롱성 발언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EBS 측은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제작진을 전면 교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0일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서 개그맨 최영수가 MC 채연에게 팔을 들어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했다는 사실이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돼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개그맨 박동근(37)이 채연을 향해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며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더욱 확산했다. 이는 성매매 업소 등 유흥업소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알려졌다.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EBS 측은 12일 공식 입장을 내고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출연자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출연자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조처에도 시청자들은 여성 혐오 및 폭력적 언행을 허용하는 남성 중심적 방송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여성혐오·폭력 일삼는 방송 문화 바꿔야" '보니하니' 방송 중단에도 비판 여전 사진=EBS 어린이 예능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 캡처


대학생 A(21) 씨는 "교육 방송에서 조차 미성년자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지 않냐"며 "일방적인 폭력을 아무 제재 없이 방송으로 내보내고 이를 단순히 '장난'이라고 해버린다면, 일상생활에서 폭력에 노출되는 피해자들이 더더욱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학생 B(23) 씨 또한 "일부 남성들끼리만 공유하는 성적인 은어를 미성년자 여성에게 쓰는 걸 보니 너무 역겹더라"라며 "잘못됐다는 걸 전혀 인식하지 못한 채 방송에서 하는 정도면 카메라가 꺼졌을 때는 얼마나 심각하겠나. 성희롱을 허용하는 문화가 이런 결과를 만든 거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최영수는 11일 스포츠조선을 통해 "제가 하차하는 게 채연이가 원하는 일이겠냐"며 "채연이가 저한테 얼마나 미안해했는지 모를 거다. 자기 때문에 저 잘리는 거냐고 하루종일 울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솔직히 전 오늘 일로 채연이가 받았을 마음의 상처가 정말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도 가스라이팅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스라이팅이란 '가스등(Gas Light)'이라는 연극에서 비롯된 심리학 용어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학대를 가리킨다. 상대의 심리와 상황을 이용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드는 일종의 세뇌를 일컫는다.


직장인 C(27) 씨는 "누가 봐도 미성년자인 출연자가 물리적·정서적 폭력에 노출되어있는 상황 아니냐"며 "그런데도 정작 잘못한 가해자는 당당하게 언론을 통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고, 피해자는 자신이 잘못했다고 사과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왜 자신이 잘못한 건데도 피해자에게 사과도 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며 "피해자를 자신의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있는 걸 보니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여성혐오·폭력 일삼는 방송 문화 바꿔야" '보니하니' 방송 중단에도 비판 여전 EBS '보니하니'에서 남성 출연자가 청소년인 여성 출연자를 향해 성희롱 발언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취해 논란이 불거졌다/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관련해 1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청소년 방송인을 향한 언어폭력, 신체 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청원 글도 등장했다.


청원인은 "영상 증거가 있고, 미성년자인 피해자로서는 피해사실을 제대로 말하지 못할 상황일 수 있다"며 "그동안에 공공연하게 미성년자를 향한 폭력이 행해졌고 EBS에서 묵인해왔다는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상하 관계가 명백한 상황에서 피해를 주장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성인 출연자가 방송에서는 조연이지만, 실제 방송 경력이나 제작진과의 관계에서는 (채연보다) 권력을 가지게 된다"며 "그런 사람과 관계에서 불쾌감을 드러냈을 때 피해가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아 내색할 수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 평론가는 "미성년자가 성인과 함께 공동작업을 하는 상황에서 출연진을 보호하기 위한 매뉴얼이 없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논란은 이번에 불거진 거지만 이는 새로 생긴 일이 아니라 원래 있었던 일이 이제야 드러난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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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피해자가 '이 상황이 내 잘못'이라고 인식하게 되고 그런 식의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건 명백한 가스라이팅"이라며 "방송국 측에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촉하지 못하도록 막고,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없을 것이라는 원칙을 세워둬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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