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2단계협상 첫 발부터 난항…"견해차 커, 전환기간 없을수도"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위한 EU와 영국 간 2단계 협상이 첫 발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미셸 바르니에 EU측 수석대표는 9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영국 측과 2단계 브렉시트 협상 첫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대해 영국과 상당한 견해차가 있다며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견해차가 지속한다면 브렉시트 전환 기간은 없을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양측은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런던과 브뤼셀에서 수석대표 회동 및 대표단 협상을 통해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두기로 한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양측 모두 전환기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으나 세부 각론에서 입장차가 크다.

EU는 브렉시트 전환 기간을 2019년 3월 30일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순간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1년9개월을 제안한 반면, 영국은 2년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이 기간 영국으로 이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의 권리와, 브렉시트 전환 기간에 EU가 새롭게 제정한 법에 대한 영국의 거부권에 대해서도 마찰을 빚고 있다.

EU는 전환 기간에 영국에 EU 단일시장 접근권을 보장하는 대신 영국이 EU의 법과 제도를 따르고 주요의사결정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영국은 전환 기간에 영국으로 이주하는 EU 회원국 국민에 대해 회원국 시절과 같은 권리를 부여할 수 없고, 전환 기간에 새롭게 제정되는 EU의 법과 제도를 따를 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영국 수석대표는 EU의 협상 태도에 대해 영국을 불신하고 무례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측은 오는 3월까지 전환기간 조건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이후 무역협정 등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