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을 맞은 전국 유명 피서지에서는 올해도 여전히 ‘바가지 요금’ 행태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인터넷상에는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가게를 고발하는 게시물이 쏟아지고 있다.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들이 국내 여행 안가고 해외로 많이 가는 이유’라며 휴가철 한 가게의 메뉴판 사진이 올라왔다. 메뉴판을 살펴보면 2인분 기준으로 닭 한 마리가 들어가는 백숙이 8만원에서 9만 원대다. 반 마리가 더 추가된 4인분은 12만원부터 13만 5000원까지 가격을 받는다.
게다가 얕은 계곡물을 끼고 파라솔 여러 개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시원한 풍경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돗자리를 ‘싯가(시가)’로 파는 곳도 있다. 부산의 한 해수욕장에서는 돗자리와 음료수를 ‘싯가’로 판다는 게시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이 사진이 SNS를 타고 퍼지자 국내 관광지 여러 곳에서도 돗자리를 시가로 판매하는가 하면 일부 해수욕장에서는 상인들이 피서객들의 개인 돗자리를 금지한다는 제보가 빗발쳤다.
이러한 ‘한철 바가지요금’은 한 두 해 반복된 일이 아니다. 매년 휴가철이면 평소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받는 가게들이 늘어나 ‘부르는 게 값’이 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사람들은 국내 여행에서 해외여행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성수기였던 지난달 30일에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수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30일 하루에만 20만 4554명이 인천공항을 이용했다. 운항편수도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해 하루에만 1103편이 운항했다.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대비 17.2%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임에 따라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20일까지 전체 공항 이용 여행객이 684만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자체는 피서객들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휴가철 바가지요금에 대한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휴가철 바가지요금을 뿌리 뽑지 못하면 해외로 피서객들의 마음을 쉽게 돌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경제 티잼 하나은 기자 onesil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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