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조사 결과
종업원 450인 이상 기업 중 통상임금 소송 35개사
최대 쟁점 '신의칙 인정 여부'로 꼽아
"정부-사법부 통상임금 해석범위 불일치 소송발생의 원인"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재 통상임금 소송을 진행 중인 기업 모두 패소할 경우 최대 8조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종업원 450인 이상 기업 중 통상임금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35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35개 기업에 제기된 통상임금 소송은 총 103건으로, 종결된 4건을 제외하면 기업당 평균 2.8건의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체적으로는 '1심 계류'가 48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2심(항소심) 계류가 31건, 3심(상고심) 계류가 20건이었다. 판결 확정으로 소송이 마무리된 경우는 4건이었다.
35개 기업 중 23곳은 통상임금 소송의 최대 쟁점으로 '신의칙 인정 여부(65.7%)'를 꼽았다. '상여금 및 기타 수당의 고정성 충족 여부'라고 답한 기업은 10곳이었다. 신의칙이 쟁점이 된 것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간 묵시적 합의 내지 관행에 대한 불인정' 때문인 경우가 많았다.
통상임금 소송으로 예상되는 피해는 대부분의 기업(29곳)이 '예측하지 못한 과도한 인건비 발생'이라고 답했다. 인력운용의 불확실성이 늘고, 유사한 추가소송이 발생될 수 있다고 우려한 기업도 있었다.
실제로 통상임금 소송 패소시 부담해야 하는 지연이자, 소급분 등을 포함한 비용을 합산하면 최대 8조3673억원(응답기업 25개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인건비의 평균 36.3% 수준이다. 인건비의 50%를 넘는다는 기업도 4곳에 달했다. 35~50% 사이가 6곳, 20~35% 9곳, 5~20% 5곳, 5%미만은 1곳이었다. 패소해 소송에서 제기된 상여금과 각종 수당을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할 경우 예상되는 인상률은 평균 6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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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기업의 절반 가량은 '정부와 사법부의 통상임금 해석 범위 불일치'로 소송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신의칙 세부지침이 미비(28.4%)하고 통상임금을 정의하는 법적 규정이 미비하다(26.9%)는 답변도 이어졌다. 이같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상임금 정의를 규정해 입법화하고, 신의칙·고정성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유환익 정책본부장은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법리 정리에도 불구하고 통상임금 정의 규정과 신의칙 인정 관련 세부지침 미비로 인해 산업현장에서는 통상임금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통상임금 정의 규정을 입법화하고 신의칙 등에 대한 세부지침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데 신의칙 인정여부는 관련 기업의 재무지표 뿐 아니라 국내외 시장환경, 미래 투자애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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