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이 정씨에게 외화밀반출 혐의를 추가했다.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관측이 나온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꾸린 '정유라 호송팀'이 이날 정씨를 체포하면서 제시한 체포영장에는 어머니 최씨 등과 공모해 승마지원을 명목으로 삼성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제3자 뇌물수수), 이대 입시 및 학점취득 과정에서 불법으로 특혜를 받은 혐의(업무방해)와 함께 신고절차 등을 어기고 돈을 독일로 반출해 주택 등을 구입한 혐의(외환관리법 위반)가 적시됐다.
호송팀은 오전 4시8분께 정씨가 네덜란드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KE926편에 탑승한 직후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이 항공편은 당초 예정보다 25분 정도 빠른 이날 오후 2시 39분에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정씨는 공항 도착 즉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와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는 정씨를 상대로 이날부터 각종 혐의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다.
검찰은 특히 정씨의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 수사를 통해 최씨의 은닉재산 추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씨의 재산이 220억원 규모인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최씨와 정씨가 이 중 대부분에 대한 신고절차를 무시하고 해외에 은닉해온 것으로 의심한다.
정씨는 덴마크 체류 중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거나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을 우리 취재진에 거듭 밝혔다. 검찰은 정씨가 이런 입장을 유지할 경우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를 들어 금명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당국이 정씨 신병을 확보한 건 지난 1월1일 그가 불법체류 혐의로 덴마크에서 체포돼 구금조치를 받은지 151일 만이다. 정씨는 지난해 9월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뒤로 약 8개월 동안 덴마크 등지에서 도피생활을 했다.
호송팀은 전날 밤 정씨와 함께 덴마크 코펜하겐을 떠났고 자정 무렵 경유지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했다. 정씨는 이 곳에 약 4시간을 대기하다가 대한항공 KE926편에 탑승했다. 호송팀은 탑승 직후 정씨를 체포했다. 국적기는 우리나라 사법주권의 영역에 든다.
정씨의 23개월 된 아들은 동행하지 않았다. 덴마크에서 보모가 돌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인천공항에 내려 공항 보안구역에 대기중인 취재진 앞에 잠시 서서 질문을 받을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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